이랜드그룹이 100곳이 넘는 직영 의류매장에서 거둘 예정인 매출을 유동화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는 최근 운영 중인 178개 직영 의류매장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벌어들일 매출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6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과 400억원어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조달 금액의 몇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 수익의 일부로 ABCP와 ABSTB를 갚도록 정해져 있는 구조다.
ABCP는 3개월 만기로 3년간 12차례 발행된다. 만기가 올 때마다 이랜드월드가 50억원씩 상환하기 때문에 발행 금액은 갈수록 줄어든다. ABSTB의 만기와 상환 방식도 비슷하다. 3개월물이 4년간 16차례 발행될 예정이며,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20억원씩 갚도록 돼 있다.
이랜드월드는 미쏘, 스파오, 후아유 등 20여 개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을 포함한 패션 사업에서 연간 3조원대 매출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4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지난 5월 대표 의류 브랜드 중 하나였던 케이스위스를 3000억원에 중국 스포츠의류 업체 엑스텝에 매각했다. 또 다른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매각 가격 8700억원), 인테리어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7130억원) 등 대형 브랜드와 몇몇 부동산을 잇달아 매각해 2조원 이상을 조달해 부채를 줄였다. 올해 외식 사업도 분할해 SG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