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외국인 보유 '강남 주택' 몇 채 인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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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등 부동산 증권화 '가속'
외국인 시장 영향력 커지는데
당국 "통계 어렵다" 모르쇠
부동산 대책 '효과' 있을지 의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외국인 시장 영향력 커지는데
당국 "통계 어렵다" 모르쇠
부동산 대책 '효과' 있을지 의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외국인이 강남 주택을 몇 채나 보유하고 있습니까?” 관련 당국에서 돌아온 답은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렵다”였다. “외국인 주택 통계도 없는데 강남을 비롯한 부동산 대책은 어떻게 추진하는 겁니까?” 연이은 질문엔 묵묵부답이다.
매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을 보면 해가 갈수록 빠르게 외국인의 토지 보유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매매 건수가 주요 도시 핵심 지역일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보유 동기는 아직까지 실수요가 많지만 투기 목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는 움직임도 포착된 지 오래다.
보유 주체별로는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 등 검은 머리 외국인이 아닌 순수 외국인 비중이 면적, 금액 모두 늘어나고 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일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중국 비중이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주택 보유 현황도 토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추론해 본다.
부동산시장에서 외국인의 지배 문제인 ‘윔블던 현상’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순기능으로는 각종 부동산 서비스 개선, 부동산 제도와 감독 기능 선진화, 그리고 대외신인도 제고 등이다. 하지만 국부 유출, 부동산 정책 무력화, 국민 주거생활 불안정, 자살 등 사회병리 현상과 같은 역기능이 어떤 시장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앞으로 부동산의 증권화가 진전될 경우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윔블던 현상이 더 심화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른 교란과 피해가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보다 앞서 가는 국가의 부동산 간접투자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품 위주로 성장해 왔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고 오피스 빌딩 중심으로 제한돼 왔으나 리츠 상품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처럼 절대 가격과 개인의 부채 비율이 동시에 높은 여건에서는 부동산 현물이 거래되기 쉽지 않다. 주택에 대한 인식도 ‘소유’보다 ‘주거’ 개념으로 빠르게 변하는 추세다. 앞으로 부동산 현물을 담보로 금융상품을 개발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요구가 공급자, 수요자 모두 높아져 부동산의 증권화는 더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자산에 비해 부동산은 ‘역(逆)자산 효과’가 크기 때문에 증시보다 윔블던 현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문제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통계를 갖춰놔야 한다. 역자산 효과란 주식,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 가치 변화에 따라 가구의 소비 수준이 감소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말한다.
역자산 효과는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과 프랑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가설’에 따른 소비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가구는 전 생애에 걸쳐 소비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어 소비지출은 현재 소득과 미래에 기대되는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 자산의 가치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두 이론의 핵심이다.
보유 자산의 가치 변동은 자산 처분, 자산담보 대출 등을 통한 자금조달 경로로 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역으로 자산 가치 하락 때 소비지출 감소를 유발하게 된다. 가구 소비의 자산 효과는 가계 자산 구성, 주거 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어떤 경우든 부동산의 역자산 효과는 주식보다 2배 이상 크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등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식자산이 1달러 증가하면 소비가 3~4센트 증가하는 데 비해 주택자산의 소비 증대 효과는 달러당 10~15센트로 주식에 비해 최소한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소비에 미치는 역자산 효과는 같은 폭으로 상승할 때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국내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 효과를 연구한 것을 종합해 보면 주택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화 탄력성은 ‘0.1’ 수준으로 그린스펀 전 의장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처럼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의 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화 탄력성은 ‘0.23’으로 매우 높게 나온다.
앞으로 강남 등 주요 도시 핵심 지역일수록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택 통계는 특수성을 갖고 있어 정책당국의 신중한 태도도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서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관련 통계당국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과연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누구나 가질 것이다.
매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을 보면 해가 갈수록 빠르게 외국인의 토지 보유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매매 건수가 주요 도시 핵심 지역일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보유 동기는 아직까지 실수요가 많지만 투기 목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는 움직임도 포착된 지 오래다.
보유 주체별로는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 등 검은 머리 외국인이 아닌 순수 외국인 비중이 면적, 금액 모두 늘어나고 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일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중국 비중이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주택 보유 현황도 토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추론해 본다.
부동산시장에서 외국인의 지배 문제인 ‘윔블던 현상’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순기능으로는 각종 부동산 서비스 개선, 부동산 제도와 감독 기능 선진화, 그리고 대외신인도 제고 등이다. 하지만 국부 유출, 부동산 정책 무력화, 국민 주거생활 불안정, 자살 등 사회병리 현상과 같은 역기능이 어떤 시장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앞으로 부동산의 증권화가 진전될 경우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윔블던 현상이 더 심화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른 교란과 피해가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보다 앞서 가는 국가의 부동산 간접투자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품 위주로 성장해 왔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고 오피스 빌딩 중심으로 제한돼 왔으나 리츠 상품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처럼 절대 가격과 개인의 부채 비율이 동시에 높은 여건에서는 부동산 현물이 거래되기 쉽지 않다. 주택에 대한 인식도 ‘소유’보다 ‘주거’ 개념으로 빠르게 변하는 추세다. 앞으로 부동산 현물을 담보로 금융상품을 개발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요구가 공급자, 수요자 모두 높아져 부동산의 증권화는 더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자산에 비해 부동산은 ‘역(逆)자산 효과’가 크기 때문에 증시보다 윔블던 현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문제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통계를 갖춰놔야 한다. 역자산 효과란 주식,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 가치 변화에 따라 가구의 소비 수준이 감소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말한다.
역자산 효과는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과 프랑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가설’에 따른 소비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가구는 전 생애에 걸쳐 소비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어 소비지출은 현재 소득과 미래에 기대되는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 자산의 가치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두 이론의 핵심이다.
보유 자산의 가치 변동은 자산 처분, 자산담보 대출 등을 통한 자금조달 경로로 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역으로 자산 가치 하락 때 소비지출 감소를 유발하게 된다. 가구 소비의 자산 효과는 가계 자산 구성, 주거 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어떤 경우든 부동산의 역자산 효과는 주식보다 2배 이상 크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등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식자산이 1달러 증가하면 소비가 3~4센트 증가하는 데 비해 주택자산의 소비 증대 효과는 달러당 10~15센트로 주식에 비해 최소한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소비에 미치는 역자산 효과는 같은 폭으로 상승할 때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국내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 효과를 연구한 것을 종합해 보면 주택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화 탄력성은 ‘0.1’ 수준으로 그린스펀 전 의장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처럼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의 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화 탄력성은 ‘0.23’으로 매우 높게 나온다.
앞으로 강남 등 주요 도시 핵심 지역일수록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택 통계는 특수성을 갖고 있어 정책당국의 신중한 태도도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서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관련 통계당국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과연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누구나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