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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상 악화로 대규모 물난리를 겪은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에서 또다시 조수 수위가 상승하면서 도시 일부가 침수됐다.

17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는 이날 최고 150㎝에 달했다.

시내 50∼60%가 침수되는 수위다.

이에 당국은 베네치아 명소인 산마르코 광장을 폐쇄하고 관광객과 주민들의 진입을 통제했다.

베네치아 시내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것은 지난 12일 이래 이번이 세 번째다.
로이터 통신은 "베네치아에서 1872년 조수 수위 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한 주"라고 표현했다.

기상당국은 향후 조수 수위가 최대 110㎝ 안팎에 머물러 경보가 추가로 발령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보하면서도 이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네치아는 지난 12일 아프리카 쪽에서 불어오는 열풍과 호우 등으로 조수 수위가 178㎝까지 치솟으면서 도시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15일에도 조수 수위가 160㎝에 도달해 도시의 70% 안팎이 침수됐다.

이번 수해로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도 값비싼 대리석과 모자이크 등이 훼손되는 등 막대한 손실에 직면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수해 피해가 10억유로(약 1조2천8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잠정 추산했다.

앞서 이탈리아 중앙정부는 조수 수위가 194㎝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입은 베네치아에 대해 지난 14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천만유로(약 257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베네치아 외에 토스카나주(州)의 유명 관광지인 피렌체와 피사 등도 최근 지속한 폭우로 아르노강이 불어나면서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아르노강 수위는 이날 현재 3.5m에 육박해 범람 위기에 처했다.

피렌체 명소인 '폰테 베키오'(베키오 다리)의 교각 상단까지 강물이 차올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엔리코 로시 토스카나주 주지사는 트위터에 아르노강의 범람에 따른 홍수 사태를 경고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제방 강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에는 이탈리아군도 긴급 투입됐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피렌체는 1966년 폭우로 아르노강이 범람해 100여명이 숨지고 수많은 르네상스 예술작품이 수장되는 등의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