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 SK(주)가 18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스탠다임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 분야에 다각도로 투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다임에 100억 투자한 SK(주) "AI기반 신약개발 새 먹거리 발굴"
SK(주)는 스탠다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오·제약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2015년 설립된 스탠다임은 AI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벤처다. AI 전문가, 생물학자, 의화학자, 시스템 생물학자 등 25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항암, 비알코올성지방간(NASH), 파킨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과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신약 후보물질 선정 과정을 가상 환경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선도물질 최적화 기술을 통해 400만 건의 물질 구조와 기능을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해 후보물질을 찾고 약효를 검증한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을 평균 10년에서 3~4년으로 줄이고 개발비도 평균 1조2200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인수합병 등으로 AI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SK(주)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파이프라인 다양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솔리암페톨), 뇌전증(세노바메이트) 등 중추신경계 질환에 특화돼 있어 스탠다임과 협력하면 추가 파이프라인을 더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말에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미국 진에딧과 뇌회로 분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엘비스에 각각 15억원과 34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 디지털 가상환자 플랫폼 기업인 비저블페이션트에 30억원을 투자했다.

SK(주) 관계자는 “신약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스탠다임과 SK그룹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