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마지막 관문 '알뜰폰'…업계 "분리매각 무의미"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가 마지막 관문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남겨놓고 있다. 앞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에 이어 과기정통부 심사도 통과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알뜰폰' 인수 문제가 마지막 쟁점으로 남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에 대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꾸려 심사에 착수했다. 알뜰폰 정책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가 상충되는 부분의 여부, 인수에 따른 알뜰폰 시장 영향 등을 종합 검증한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가 독점 우려 등 공정거래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봤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을 인수하더라도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 별도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CJ헬로의 가입자 수 및 점유율 감소 추세, 매출액 증가율 감소 추세, 영업이익 적자 등을 고려할 때 CJ헬로가 '독행기업'이라 보기 어려워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심사 의견서를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결 이후 과기정통부의 신속한 심의가 가능하도록 공정위가 의견을 전달, '협의'로 간주하도록 하는 절차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기간통신사업 양수를 인가할 때 공정위와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공정위 의견서는 과기정통부 심사에서 법적 효력을 지닌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심사 역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마지막 관문 '알뜰폰'…업계 "분리매각 무의미"
마지막 관문은 알뜰폰 인수다. 경쟁사인 SK텔레콤KT가 '알뜰폰 분리매각' 의견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알뜰폰의 이동통신기업(MNO) 견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칫 과다한 알뜰폰 인가 조건을 부여할 경우 관련 산업 자체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당장 알뜰폰 업계 내부에서도 CJ헬로가 시장경쟁 촉진 역할을 하는 '독행기업'이라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최근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에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도 알뜰폰 시장이 붕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CJ헬로 알뜰폰은 전체 알뜰폰 시장의 10%에 불과하다"며 "어떤 사업자가 1위 사업자 자회사로 가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고 정부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CJ헬로는 회사 전체를 매각하면서 알뜰폰만 분리매각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 현실적으로 알뜰폰만 따로 인수해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CJ헬로 노조도 지난 13일 과기정통부 청사를 찾아 알뜰폰 분리 매각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올해 들어 8개월이나 심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지금에 와서 다시 알뜰폰 분리매각 화두를 끄집어내어 어깃장을 놓고 있다. 알뜰폰 분리매각 같은 소모적 논란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상생' 카드를 잇달아 꺼내들며 CJ헬로 인수 굳히기에 나섰다.

최근 전국 2200여개 LG유플러스 매장에 알뜰폰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설치한 데 이어 통신방송 시장 활성화·혁신 콘텐츠 발굴에 향후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5년간 LG유플러스가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평균 투자액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 케이블 산업은 성장 정체를 겪으면서 망 고도화는 물론 혁신 서비스와 콘텐츠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CJ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케이블TV 고객도 LG유플러스의 혁신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도록 제반 환경과 관련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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