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채용해야 할 판입니다.”

18일 만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주택금융공사가 맡고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심사 업무를 돌연 시중은행이 지원하게 된 데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 등 주요 은행 대출업무 부서는 최근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안심전환대출 심사 업무를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주택금융공사에 안심전환대출 관련 업무가 몰려 소화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인력 협조 요청이다. 지난 15일엔 금융위원회, 주택금융공사, 각 은행 업무 관계자가 한데 모여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총 20조원 한도지만 74조원이 몰렸다. 건수로는 63만5000건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심사 전담반 421명에 인턴, 아르바이트 등 심사보조역 245명을 더해 666명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1일 기준으로 심사 대상의 39.5%인 9만4000건만 완료됐다. 당초 연내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는 지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안팎에선 주택금융공사의 심사 여력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 금융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획에 없던 인력을 대거 차출해야 하는 것은 시중은행에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할지 예측하고 지원하는 식의 사전 조치가 있어야 했다”며 “각 영업점 및 관련 업무 부서 인력 상당수를 갑자기 빼내면 은행 업무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은행은 이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채용도 논의 중이다.

정지은/임현우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