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내 운동용 자전거 회사인 펠로톤. 설립 7년 만인 지난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가치는 약 8조원.

일개 자전거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을까. 펠로톤 자전거에 달린 큼지막한 화면에 답이 있다. 이 화면에선 다른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실시간 방송된다. 이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집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혼자 운동할 때 겪는 심심함을 극복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장점 덕에 이용자가 50만 명으로 늘었다. ‘홈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랄비가 최근 출시한 전동 칫솔 지니어스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모션센서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연결해 칫솔질이 잘되고 있는지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칫솔질이 잘되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있고, 양치질 후엔 칫솔질을 얼마나 잘했는지도 평가받는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실시간 생방송이나 위치 감지 센서에 쓰인 기술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엔 없던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 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런 곳들이 반드시 활용하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유저인터페이스(UI), 센서, 데이터, 알고리즘이다.

UI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채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를 들면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와 대화면이 UI에 해당한다. 오랄비의 전동 칫솔과 스마트폰 화면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이 널리 쓰이고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떤 형태의 소비재라도 스마트폰과 연결 가능한 시대가 됐다. 센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칫솔에 달린 모션센서는 칫솔질하는 상황을 감지해준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일상용품은 센서와 연결돼 사용자의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해 알려 준다.

데이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업자들이 얻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데이터를 통해 구동되는 알고리즘은 다수 소비자의 제품 사용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UI와 센서, 데이터, 알고리즘을 어떻게 구성하고 구축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