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정규직화 떠안은 공기업 '실적 곤두박질'…결국 국민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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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에 골병드는 공기업
(하) 줄줄이 실적 추락
14개 공기업 1~3분기 영업익
2년새 '3분의 1 토막'
(하) 줄줄이 실적 추락
14개 공기업 1~3분기 영업익
2년새 '3분의 1 토막'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공시한 한국전력공사 강원랜드 한국지역난방공사 에스알 등 14개 공기업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6% 줄어든 3조5400억원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이전인 2016년(18조4억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첫해인 2017년(9조8967억원)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이다.

주요 공기업들의 실적은 줄줄이 악화되고 있다. 철도회사인 에스알은 작년 1~3분기 5472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올해 1~3분기 255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같은 기간 9697억원에서 7403억원으로, 한국서부발전은 1779억원에서 914억원으로, 한국중부발전은 2460억원에서 877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도 1~3분기 누적 이익이 3107억원에 그쳤다. 2011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2016년 말 143.4%였던 이 회사 부채비율은 작년 160.6%로 상승한 데 이어 올 상반기 176.1%로 치솟았다.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는 정부
공기업 실적 악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에너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비용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대표적인 게 ‘에너지전환’이다. 경제성 높은 원전의 전력 생산을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원가 부담이 급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연료가격까지 오르자 적자 폭이 커졌다는 게 전력업계의 설명이다. 3분기 기준 원전 이용률은 2016년만 해도 79.7%였으나 올해는 65.2%로 뚝 떨어졌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한전 한수원 동서발전 등 7개 발전·전력 공기업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18년 신규 채용한 직원이 2494명에 달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한 해 1228억원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다.
“저효율 고비용 계속”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기업들이 본질적인 기업 경영보다 사회공헌 확대 등 정부 성과를 내는 데만 치중하면서 경영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자가 급증해도 정부 말만 잘 들으면 성과급까지 다 지급되는데 누가 효율성을 따지고 리더십을 발휘하겠느냐”며 “공기업 실적 악화는 정부 책임이 크다”고 했다.
조재길/구은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