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지나도 노동현실 바뀌지 않아…노동자가 주인 되는 사회 만들어야"
전태일 50주기 준비위 출범…"반세기 전 열사 외침 다시 외치자"
내년으로 다가온 고(故)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준비하기 위해 노동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준비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전태일재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에서 '2020 전태일 50주기 준비위원회'(준비위) 출범식을 열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50여년 전 전태일 동지가 마음 아파했던 어린 여공들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등 다른 이름으로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며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전태일 동지의 외침을 우리는 아직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내년 50주기를 맞아 모두가 전태일 동지의 외침을 더 크게 외치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9여년 전 서울 명일동 직업훈련원에서 미싱사 자격증을 따고 노동운동에 동참했지만, 노동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반세기 동안 절대빈곤을 넘어섰을지는 몰라도, '공정'으로 포장된 구조화된 차별이 노동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노동 현실이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가 노동을 외면하기 때문"이라면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준비위에는 전태일재단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다.

준비위는 내년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관련 사회운동과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다.

출범식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 기념관까지 약 1.6㎞를 걷는 '풀빵 연대 걷기대회'에 참여했다.

올해 처음 열린 걷기대회는 '시다'(보조)들에게 자신의 차비로 풀빵을 사주고, 일터에서 집까지 걸어서 간 전태일의 '풀빵 나눔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