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이 중견기업서 화장품 기술 빼내"…검찰, 신세계 계열사 직원들 기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원지검 신세계인터코스 및 임직원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기소
선스프레이 주름개선 등 2424개 파일 불법다운로드…이직 후 유출
업계 "중견기업 축적한 기술력 대기업 후발주자 한번에 빼가" 지적
선스프레이 주름개선 등 2424개 파일 불법다운로드…이직 후 유출
업계 "중견기업 축적한 기술력 대기업 후발주자 한번에 빼가" 지적
신세계그룹 화장품제조업체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와 이 회사로 이직한 전직 한국콜마 임직원들이 선크림, 마스크,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등 제조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19일 법무부가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관련 공소장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은 한국콜마에서 화장품 개발 담당 핵심인력인 A씨와 B씨(현재 신세계인터코스 근무), 신세계인터코스 법인 등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10월 17일 수원지방법원에 기소했다.
중견기업인 한국콜마는 국내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이고, 신세계인터코스는 신세계측이 2015년 이탈리아 인터코스와 합작해 만든 화장품제조업체다. 산업 기술 유출 사범 중점청인 수원지검은 신세계인터코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A씨와 B씨의 기술 유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국콜마측에서 선크림 선스프레이 등 자외선차단제 화장품 연구개발을 총괄하던 A씨는 2018년 1월 신세계인터코스로 이직한 뒤, 색조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선케어 화장품 개발을 총괄했다.
A씨는 2017년 7월 “선케어 제품 개발하는 데 참고할만한 한국콜마의 기술자료를 보내달라”는 B씨의 요청에 선밀크 등의 제조기술을 PC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화면을 B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10월 신세계인터코스 대표이사 내정자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고 나서는 기술유출이 더 공공연하게 행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A씨는 당시 한국콜마 보안전산망이 구글 웹브라우저인 ‘크롬’에 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전산망에 접근해 기능성화장품 관련 파일 2424개를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불법으로 빼돌린 후 이직 후 하나둘씩 다운로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8년 1월엔 한국콜마의 마스크 제품, 5월엔 선스프레이,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등 관련 파일을 빼돌렸다는 의심도 받는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구글 드라이브는 서버가 외국에 있다보니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제수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기술유출 사범들로부터 많이 쓰이는 소프트웨어 도구”라고 설명했다. B씨도 선밀크, 마스크 등 한국콜마의 핵심 기술을 유출하고 A씨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으며,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회사 법인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도 함께 기소됐다.
신세계인터코스 측은 A씨와 B씨의 과오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양벌규정으로 회사가 함께 기소된 점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임직원의 기술 유출 과정에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어서 혐의 자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신세계측 관계자는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의 합작법인으로 타 회사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직원 채용시 '전 직장 정보 비침해 서약서'를 받으면서 이전 직장 정보 반입을 회사 차원에서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선 그러나 선크림 등 선케어쪽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견기업의 기술을 후발주자격인 대기업 계열사 임직원이 불법적으로 획득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기술들을 신세계측이 너무 급박하게 따라 잡으려고 하다보니 벌어진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19일 법무부가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관련 공소장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은 한국콜마에서 화장품 개발 담당 핵심인력인 A씨와 B씨(현재 신세계인터코스 근무), 신세계인터코스 법인 등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10월 17일 수원지방법원에 기소했다.
중견기업인 한국콜마는 국내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이고, 신세계인터코스는 신세계측이 2015년 이탈리아 인터코스와 합작해 만든 화장품제조업체다. 산업 기술 유출 사범 중점청인 수원지검은 신세계인터코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A씨와 B씨의 기술 유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국콜마측에서 선크림 선스프레이 등 자외선차단제 화장품 연구개발을 총괄하던 A씨는 2018년 1월 신세계인터코스로 이직한 뒤, 색조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선케어 화장품 개발을 총괄했다.
A씨는 2017년 7월 “선케어 제품 개발하는 데 참고할만한 한국콜마의 기술자료를 보내달라”는 B씨의 요청에 선밀크 등의 제조기술을 PC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화면을 B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10월 신세계인터코스 대표이사 내정자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고 나서는 기술유출이 더 공공연하게 행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A씨는 당시 한국콜마 보안전산망이 구글 웹브라우저인 ‘크롬’에 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전산망에 접근해 기능성화장품 관련 파일 2424개를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불법으로 빼돌린 후 이직 후 하나둘씩 다운로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8년 1월엔 한국콜마의 마스크 제품, 5월엔 선스프레이,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등 관련 파일을 빼돌렸다는 의심도 받는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구글 드라이브는 서버가 외국에 있다보니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제수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기술유출 사범들로부터 많이 쓰이는 소프트웨어 도구”라고 설명했다. B씨도 선밀크, 마스크 등 한국콜마의 핵심 기술을 유출하고 A씨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으며,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회사 법인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도 함께 기소됐다.
신세계인터코스 측은 A씨와 B씨의 과오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양벌규정으로 회사가 함께 기소된 점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임직원의 기술 유출 과정에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어서 혐의 자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신세계측 관계자는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의 합작법인으로 타 회사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직원 채용시 '전 직장 정보 비침해 서약서'를 받으면서 이전 직장 정보 반입을 회사 차원에서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선 그러나 선크림 등 선케어쪽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견기업의 기술을 후발주자격인 대기업 계열사 임직원이 불법적으로 획득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기술들을 신세계측이 너무 급박하게 따라 잡으려고 하다보니 벌어진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