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지난 12일 재정 신청을 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통신사업을 둘러싸고 사업자 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자는 방통위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글로벌 대형 콘텐츠공급자(CP)와의 망 사용료 갈등으로 방통위에 중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브로드밴드가 방통위에 재정 신청을 낸 것은 넷플릭스와의 입장차가 커서다. 넷플릭스가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만큼 망 증설 비용을 보태야 한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트래픽 영향으로 국제망 용량을 세 차례 증설하며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와의 협상 과정에서 망 사용료를 부담하는 대신 캐시 서버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용자가 자주 보는 콘텐츠를 캐시 서버에 저장해 두면 트래픽 부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캐시 서버 증설은 망 트래픽 부하를 줄이고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윈-윈’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망 사용료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제안에 대해 “어찌됐건 국내 망은 계속 무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은 통신사업자에게 한 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한 해외 CP들은 사용료를 내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