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패션코드 맞춘 소녀나라, 350억 쇼핑몰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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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만원대 의류로 '인기몰이'
실착 사진 베스트코디 선정 등
10대 겨냥 마케팅이 성장 비결
실착 사진 베스트코디 선정 등
10대 겨냥 마케팅이 성장 비결

10대 소녀 겨냥한 ‘놀이’ 콘텐츠
우선 10대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읽을거리를 마련했다. ‘교복에 패딩 스타일링하는 법’ ‘청바지 예쁘게 접는 법’ 등 중·고등학교 여학생이 관심을 가질 만한 패션 관련 정보 공유 페이지를 쇼핑몰 안에 열었다. 이벤트도 했다. 매일 쇼핑몰에 출석체크하면 추첨을 통해 1만~5만원짜리 쇼핑 할인권을 줬다. 소녀나라에서 산 옷을 입고 사진을 올리면 ‘베스트 코디’를 선정하는 행사도 열었다. 소소한 콘텐츠에 10대들은 반응했다.
쇼핑몰 플랫폼도 다른 온라인몰과는 달랐다. 개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대개 카페24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사용한다. 쇼핑몰 관리는 쉽지만 정해진 포맷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소녀나라는 이들과 달리 독자적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소녀나라는 단순히 재미만으론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온라인 쇼핑몰의 본질은 가성비 좋은 상품을 팔고,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물류에 투자했다.
2015년 도입한 자동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이 자동화 과정을 통해 처리된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주문 내역을 보고 직원이 옷을 찾아서 레일에 걸면, 기계가 알아서 옷걸이에 걸고 다림질한다. 세탁소에서 방금 찾아온 옷처럼 비닐도 씌워준다. 박스 밀봉까지 모두 기계가 처리한다. 국내에 한 대밖에 없는 이 기계는 소녀나라가 10억원 이상 투자해 직접 주문, 제작했다. 남는 일손은 실밥 확인 등 의류 검품 과정에 투입했다.
동대문표 옷뿐 아니라 휠라, 챔피온 등 유명 패션 브랜드 의류도 쇼핑몰에 입점시켰다. 지난해 8월부터 휠라 옷을 선보인 게 시작이다. 그러면서도 소녀나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브랜드 모델이 아니라 소녀나라 자체 피팅모델에게 브랜드 옷을 입혀서 상품을 올렸다. 소녀나라 피팅모델이 휠라 옷을 입은 사진을 찍어 올린다. 내년까지 널디 등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 50여 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