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프랑스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했다. 미술 건축 등 문화 예술을 지원하고 현대카드 운영에 ‘문화 마케팅’을 도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명품브랜드 몽블랑으로부터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에릭 에더 몽블랑코리아 지사장, 정 부회장, 틸 펠라스 몽블랑 문화재단 이사장.  /현대카드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명품브랜드 몽블랑으로부터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에릭 에더 몽블랑코리아 지사장, 정 부회장, 틸 펠라스 몽블랑 문화재단 이사장. /현대카드 제공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몽블랑코리아로부터 ‘제28회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한국 수상자)을 받았다.

현대카드는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MoMA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인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MoMA,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신진 건축가를 발굴하고 국제무대 데뷔를 지원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그는 “13년간 후원해온 MoMA는 경영에 대한 영감을 받고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소중한 파트너”라고 했다.

몽블랑은 특히 현대카드의 ‘가파도 재생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현대카드는 2012년부터 6년간 제주도 남서쪽에 있는 가파도의 버려진 집을 개조해 작가를 위한 숙소와 작업장, 전시장을 마련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가파도는 농어업이 쇠락하며 청년이 떠나고 있었지만, 지금은 예술 체험과 전시 관람을 할 수 있는 ‘볼 것 많은 섬’으로 재탄생했다.

정 부회장은 기업 경영에 문화 마케팅을 도입한 국내 대표적 경영자로 꼽힌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카드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옛 바이마르공화국의 문화예술학교인 ‘바우하우스’로부터 디자인과 문화 경영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는 말을 자주 한다.

현대카드는 최근 미국의 ‘모터 호텔’에서 개념을 빌려온 ‘다빈치 모텔’ 프로젝트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페이스에서 벌였다. 공연과 토크 콘서트, 브랜드 마케팅을 융합한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았다.

정 부회장은 2017년 6월부터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외국에 비해 성숙하지 못한 예술 후원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서울시향의 후원·회원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이번에 몽블랑 측으로부터 받은 상금 1만5000유로(약 1900만원)를 새 예술가 발굴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1992년 제정된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은 펜, 가죽제품, 시계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몽블랑이 각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후원자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엔 한국을 비롯해 13개 국가에서 수상자를 선정했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원장 등이 역대 한국인 수상자다. 미국 록펠러재단과 영국 찰스 왕세자도 상을 받았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