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혜택만 누리는 외국인 피부양자가 5년 만에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의 부모·자녀·배우자 등을 말한다.

1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외국인(재외국민 포함) 건보 피부양자는 올 9월 20만6800명으로 작년 말(18만9800명)보다 1만7000명(8.9%) 증가했다. 2017년 0.3% 증가, 지난해 0.4% 감소 등 최근 정체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다.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를 막기 위해 시행된 ‘외국인 건보 지역가입 의무화’ 이후 외국인이 보험료 부담을 피하려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대거 등록한 영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부터 직장가입자가 아니면서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문 외국인에게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의무화하고 최소 11만3050원의 보험료를 물리기로 했다.

위장 취업 등 편법이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입 자격이 없는 단시간 근로자가 평소 알던 사업주에게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해달라’고 부탁해 직장가입자가 된 뒤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가입 부문 규제를 강화하자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피부양자로 등록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얘기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