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날리는 인천 사월마을 세대 10곳 중 7곳 '주거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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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우울증·불안증 호소율, 평균 대비 4.3배·2.9배 높아
난개발 따른 소음·미세먼지 탓…암 발병과 연관성은 못 찾아
정부, 공업지구 등으로 용도 변경 또는 이주대책 마련 방침 마을에 난립한 공장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쇳가루 때문에 피해를 호소한 인천 사월마을에 대해 전체 세대 10곳 중 7곳이 주거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주민 암 발병과 주변 공장 배출 물질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세먼지, 소음에 따른 주민들의 우울증·불안증 호소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인천 서구 사월마을 내 왕길교회에서 건강 영향 조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92년 마을 인근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생기고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간 자리에 계속 공장이 들어서면서 남아 있는 사월마을 주민들은 공장 난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왔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52세대, 122명이 거주하는 마을에는 제조업체 122곳, 도·소매 업체 17곳, 폐기물 처리업체 16곳 등 총 165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82곳은 망간, 철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마을 앞 수도권 매립지 수송 도로는 버스, 대형 트럭 등이 하루에 약 1만3천대, 마을 내부 도로에는 승용차, 소형 트럭이 하루 약 700대 통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장 밀도, 14세 미만·65세 이상 취약 인구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사월마을을 포함한 인천 서구는 전국에서 난개발 수준이 가장 심각한 상위 10%에 해당했다.
정부, 환경과학원 등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고 주야간 소음도가 높게 나온 점,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월마을이 주거 환경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지난해 겨울, 봄, 여름 각 3일간 사월마을에서 측정한 대기 중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는 55.5㎍/㎥로 같은 날 인근 지역 농도보다 1.5배 높았다.
마을 모든 주택 부지 경계 52개 지점에서 주야간 각 2번씩 측정한 소음은 모든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19개 지역은 주야간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주민 중 건강 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각각 전국 평균 대비 4.3배, 2.9배 높았다.
연구진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환경 정의 지수'에 기반해 주거환경 적합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3등급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중 15세대는 '매우 부적합'한 4등급으로 파악됐다.
주택·공장 혼재 정도, 미세먼지, 소음, 주민 연령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주거환경 적합성 평가는 총 4등급으로 구성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주거에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대기·토양 내 중금속 성분, 주민 생체 내 중금속 성분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암 등 주민 건강 이상과 공장 배출 물질 간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민 122명 가운데 총 15명에게 폐암, 유방암 등이 발생해 8명이 숨졌으나 발생한 암 종류가 다양하고 전국 대비 암 발생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지는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카드뮴 고농도자 6명을 정밀 검진한 결과 신장 질환, 골다공증 등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해 물질별 생체 농도가 상위 5%에 드는 28명에게도 특이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 오염과 질병과의 역학적 관련성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환경 오염이 지속하고 주민들이 오염에 계속해서 노출되면 향후 관련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월마을의 주거 환경이 대체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도시 계획을 변경해 공업 지구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이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인천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조사,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난개발 따른 소음·미세먼지 탓…암 발병과 연관성은 못 찾아
정부, 공업지구 등으로 용도 변경 또는 이주대책 마련 방침 마을에 난립한 공장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쇳가루 때문에 피해를 호소한 인천 사월마을에 대해 전체 세대 10곳 중 7곳이 주거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주민 암 발병과 주변 공장 배출 물질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세먼지, 소음에 따른 주민들의 우울증·불안증 호소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인천 서구 사월마을 내 왕길교회에서 건강 영향 조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92년 마을 인근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생기고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간 자리에 계속 공장이 들어서면서 남아 있는 사월마을 주민들은 공장 난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왔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52세대, 122명이 거주하는 마을에는 제조업체 122곳, 도·소매 업체 17곳, 폐기물 처리업체 16곳 등 총 165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82곳은 망간, 철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마을 앞 수도권 매립지 수송 도로는 버스, 대형 트럭 등이 하루에 약 1만3천대, 마을 내부 도로에는 승용차, 소형 트럭이 하루 약 700대 통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장 밀도, 14세 미만·65세 이상 취약 인구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사월마을을 포함한 인천 서구는 전국에서 난개발 수준이 가장 심각한 상위 10%에 해당했다.
정부, 환경과학원 등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고 주야간 소음도가 높게 나온 점,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월마을이 주거 환경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지난해 겨울, 봄, 여름 각 3일간 사월마을에서 측정한 대기 중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는 55.5㎍/㎥로 같은 날 인근 지역 농도보다 1.5배 높았다.
마을 모든 주택 부지 경계 52개 지점에서 주야간 각 2번씩 측정한 소음은 모든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19개 지역은 주야간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주민 중 건강 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각각 전국 평균 대비 4.3배, 2.9배 높았다.
연구진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환경 정의 지수'에 기반해 주거환경 적합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3등급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중 15세대는 '매우 부적합'한 4등급으로 파악됐다.
주택·공장 혼재 정도, 미세먼지, 소음, 주민 연령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주거환경 적합성 평가는 총 4등급으로 구성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주거에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대기·토양 내 중금속 성분, 주민 생체 내 중금속 성분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암 등 주민 건강 이상과 공장 배출 물질 간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민 122명 가운데 총 15명에게 폐암, 유방암 등이 발생해 8명이 숨졌으나 발생한 암 종류가 다양하고 전국 대비 암 발생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지는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카드뮴 고농도자 6명을 정밀 검진한 결과 신장 질환, 골다공증 등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해 물질별 생체 농도가 상위 5%에 드는 28명에게도 특이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 오염과 질병과의 역학적 관련성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환경 오염이 지속하고 주민들이 오염에 계속해서 노출되면 향후 관련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월마을의 주거 환경이 대체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도시 계획을 변경해 공업 지구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이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인천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조사,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