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5명 중 1명꼴 자회사 채용…"간접고용 연장"
민주노총 "공공부문 정규직화, 자회사 말고 직접고용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0일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자회사 방식으로 하지 말고 직접고용을 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기관의 유지·운영에 필요한 상시적 업무는 외부로부터의 공급이 아닌 직접고용으로 하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의 수단인 자회사 방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언급한 '자회사 방식'은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인 파견·용역 노동자를 따로 세운 자회사에 채용함으로써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리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15만6천821명이고 이 중 자회사에 채용된 인원은 19.0%인 2만9천914명이다.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은 곳곳에서 노사 갈등을 낳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비정규직인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에 대해 이런 방식을 적용했고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 사태로 이어졌다.

자회사 방식은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민주노총의 입장이다.

가이드라인은 자회사 방식을 택할 경우 '용역계약 형태의 운영'을 지양하고 '전문적 업무 수행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실제로는 단순 인력 공급 형태의 자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자회사는 실제 운영 면에서도 독립적인 성격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업무 수행 방법과 인력 운영에 관한 내용은 용역계약서를 통해 통제된다"고 지적했다.

원청인 공공기관이 실질적으로 자회사의 노동 조건을 통제하면서도 자회사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구조라는 게 민주노총의 지적이다.

자회사 노동자들은 원청을 상대로 노동 조건에 관한 교섭도 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자회사 방식으로 한 것도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앞두고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집단 해고된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