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경영 안정화 전까지 선박 대신 블록 수주에 집중"
마켓인사이트 11월 20일 오후 2시49분

“성동조선해양을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선 건조에 쓰이는 대형 블록을 제조하는 전문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최근 성동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SG중공업 홍성환 회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조선이 완전히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신조선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지금 경남권 내에는 대형 블록 생산 설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성동조선이 대형 블록을 제조하더라도 일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블록 제조는 신조와 달리 대금 납입 구조가 안정적”이라며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성동조선을 높은 영업이익률을 창출하는 회사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HSG중공업은 선박 부품 제조·가공 업체다. LNG펌프타워 분야에선 시장 점유율 글로벌 1위다. 조선기자재 및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30년 이상 업력을 쌓아오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 큐리어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 18일 성동조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홍 회장은 노동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성동조선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700명 수준인 현재 인력을 승계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럴 일(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경영 정상화만 되면 대형 블록 생산을 위해 2000~3000명가량의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조선업황이 더 회복돼 일감이 늘면 그 이상의 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존 생산기지를 통합하는 등 구조 개편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홍 회장은 “2015년 성동조선에서 사천공장을 인수해 지금은 해양플랜트 기자재 제조 공장으로 쓰고 있다”며 “성동조선을 인수한 뒤 해양플랜트 기자재 공장을 통영으로 옮겨 생산기지를 통합할 예정”이라고 했다.

성동조선 최종 인수 가격에 대해서는 “청산 가치 수준인 2000억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회장은 “내달 중 본계약(SPA)을 맺고 내년 2월까지 대금 결제를 완료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