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대호 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대기업 창업주를 다수 배출한 진주에서부터 기업가 정신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주상공회의소 제공
금대호 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대기업 창업주를 다수 배출한 진주에서부터 기업가 정신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주상공회의소 제공
경남 진주상공회의소는 올해 말부터 ‘기업가 정신 수도(首都) 진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 매진하기로 했다. 지금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금대호 진주상의 회장(양지산업 회장·63)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LG와 GS, 효성 등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창업주를 배출한 진주는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라며 “기업인들이 기본에 충실하며 투명하고 솔직한 경영과 도전 정신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학회는 지난해 7월 진주시를 기업가 정신 수도로 선포했다. 진주시와 지역 상공계는 뜻을 모아 기업가 정신 수도라는 위상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과 브랜드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 회장은 “진주 지수초등학교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글로벌 기업인을 길러낸 교육의 전당”이라며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묵묵히 산업역군으로 일해온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고, 이들의 기업가 정신을 탐구해 후세에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890년대 보부상 단체로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한 ‘진주상무사’의 정신을 잇고 있는 진주상의는 올 12월부터 진주·사천 지역 기업인들과 기업가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JS앙트십’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JS는 진주와 사천 영문 이니셜에서, 앙트십은 기업가 정신을 뜻하는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에서 따왔다. 지역 기업의 대표와 임원 40명을 우선 모아 기업가 정신 특강과 기업인 생가 방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 회장은 진주와 사천 지역의 항공산단과 뿌리산단, 정촌산단 등이 활성화되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기업인의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인공지능과 함께 여러 산업 분야 간 융합이라고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법률은 미비하다”며 “법을 정비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규제를 만들기보다 과감하게 혁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기업인의 투자 마인드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금 회장은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을 꼽았다. 그는 “지난 1월 29일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정부 재정사업으로 확정됐는데, 1998년부터 대(對)정부 건의 등 이 사업에 앞장서 온 진주상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며 “조기 착공은 물론 건설 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복선화 추진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기업 이전에 따른 경기 위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진주라는 게 금 회장 지적이다. 그는 “예전 진주는 창원보다 시세가 더 컸는데 1925년 경상남도청의 부산 이전과 1980년대 초 굴지의 향토기업이던 대동공업이 대구 달성군 현풍읍으로 옮겨 가면서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지금도 그 정도 규모의 기업이 지역에 버티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양지산업과 금강레미콘, 금강중공업 등을 경남 산청 진주 고성 김해 등 여덟 곳에서 운영하는 금 회장은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