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이 무대에 울려퍼져…'보디가드' 이동건·강경준 앞세워 '女心 저격'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을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보디가드’가 돌아온다.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16년 국내 초연 후 3년 만이다.

원작인 영화 ‘보디가드’는 1992년 개봉과 함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커의 위협을 받는 당대 최고 팝스타와 보디가드의 사랑 이야기에 익숙하면서도 감동적인 음악이 힘을 보탰다.

뮤지컬 작업은 2006년 프로듀서 마이클 해리슨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그대로 사용하고, 휴스턴의 또 다른 대표 히트곡들을 녹여 넣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세계 최초로 휴스턴이 부른 곡을 무대 공연용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독점 계약된 작품이다. ‘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해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1990년대를 수놓은 영화 속 히트곡들이 흐른다. 무대에 흐르는 곡은 영화에서 나오는 휴스턴의 노래 여섯 곡에 그의 다른 대표 곡을 더해 총 열다섯 곡이다.

영화 원작자 로렌스 캐스단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6년간 작업해 2012년 12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CJ ENM이 뮤지컬 ‘킹키부츠’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공동 제작에 참여해 2016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렸다. 당시 공연은 누적 관객 9만 명을 동원했고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이 무대에 울려퍼져…'보디가드' 이동건·강경준 앞세워 '女心 저격'
뮤지컬의 이야기 틀은 영화와 비슷하지만 속도감과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약간의 변화를 줬다. 1990년대에서 현 시점으로 시대적 배경을 옮겨왔고 간결하게 내용을 정리했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흐름에서는 인물의 등장을 최소화해 스토리에 집중도를 높였다.

캐릭터는 밝은 성격을 소유한 레이첼 마론과 더불어 레이첼을 질투하는 언니 니키 마론의 비중을 늘렸다. 스타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깊은 모성애를 지닌 레이첼의 내면과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 프랭크 파머를 대비시켜 두 주인공의 인간미를 부각해 보여준다. 콘서트 무대에서 연습실, 집, 클럽, 녹음실, 별장, 시상식 등 빠르게 전환하는 무대와 화려한 의상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보디가드’ 소식에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캐스팅이다. 당대 최고의 팝스타 레이첼 마론 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폭발적인 가창력뿐만 아니라 호소력 있는 연기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높은 음역대에다 공연의 80% 이상을 노래로 소화해야 해 각 나라 프로덕션에서도 레이첼 역은 까다로운 검증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 레이첼 역에 김선영과 박기영, 손승연, 해나가 캐스팅됐다. 유일하게 초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르는 손승연은 지난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3년 전에 이어 다시 레이첼 마론을 하게 된 것은 행운이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레이첼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물이다. 냉철하고 절제된 연기 속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는 배우 이동건과 강경준이 맡았다. 두 배우는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선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