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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를 대표하는 여러 협회가 변하고 있다.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강조하면서도 나라 경제 살리기와 대국민 서비스 증진에 적극 나서면서다. 대표적인 단체가 대한변리사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한건설협회,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같은 곳들이다. 이들 협회는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술 국산화를 도모하고, 인공지능(AI)신약개발센터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K제약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공익·인권단체와 비영리기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협회 관계자들은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반드시 알아줄 것으로 믿는다”며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만 협회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회원들도 국가를 생각하는 공익 활동을 적극 반긴다”고 말했다.

지식재산(IP) 분야 전문가들의 집단인 대한변리사회는 국내외 IP 법령이 우리 실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법률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전문가에게 자신의 IP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서는 곳이 대한변리사회다. 변리사들은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을 특허권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주요 업무로 한다. 얼마 전 일본 정부가 반도체산업에 필수적인 일부 소재에 대해 수출규제를 발표했을 때는 ‘원천특허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기술 국산화를 위한 연구와 지원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오세중 변리사회장은 “지식재산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IP 전도사로서, 성공의 길잡이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올해 3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출범했다. AI 적용 노하우 축적 등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오픈 이노베이션 가속화로 국민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라는 사업 목표를 갖고 있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제약기업들과 함께 선진국 의약품 시장을 점검하고 다양한 산학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원 회장은 “미국·유럽 등을 둘러본 결과 우리도 지체하지 말고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생태계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공익·인권단체와 비영리기구 등에서 공익활동에 전념하는 변호사를 위한 펠로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익전업 변호사들에게 2년간 매월 2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공익전업 변호사로 선정되면 해마다 네 번씩 정기 활동보고서를 제출하고, 한 차례 공개적으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해 공익 활동에 관심이 있는 변호사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변회는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과 관련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활동 결과를 국회 등에 제출해 입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72주년을 맞은 대한건설협회는 건설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유주현 건설협회장은 국회와 정부, 노동계와 지속적으로 만나 노후 인프라 개선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SOC 투자야말로 국민 안전과 고용시장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건설협회는 건설업계의 맏형으로서 개척자 정신을 갖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유 회장은 “앞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류 건설산업, 깨끗한 경영, 나눔의 경영으로 다시 한번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건설산업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능률협회는 정부의 사람 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성장 기조에 호응하며 일자리 창출과 취업 교육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지자체들과 함께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는 장병들의 교육과 취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봉서 능률협회 회장은 “HR(인적자원) 디스커버리, ATD(인재개발협회) 한국대표단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기업과 개인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능률협회는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라는 기치를 걸고 ‘큰마음 어린이 도서관’ 등을 건립했다. 북한 이탈 청소년도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펼치고 있는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워킹 포 드림(Walking for Dream)’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한국표준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표준과 품질경영 전문기관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기업과 국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표준협회가 내부 조직으로 스마트혁신센터를 신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마트혁신센터는 스마트공장 구축과 품질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기업들에 제공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표준협회는 스마트팩토리·AI·블록체인·빅데이터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교육과 자격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4차산업혁명기반센터를 설립해 전문인력 양성과 사업 적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상진 표준협회장은 “세계 최고의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 지식기관을 목표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