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이 8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고려개발과 채권단 관계자들은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신라스테이에서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4일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고려개발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 종료를 결의하고 회사측에 통지했다.

고려개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지연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았다.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부실정리 및 사업구조조정의 노력으로 2016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됐다. 고려개발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2018년 매출액은 554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이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4484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기존의 강점 분야인 토목사업과 더불어 사업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신탁형 정비사업을 수행하면서 관련 정비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신탁형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채권단은 차입금 이자율 조정 및 상환 유예, PF보증채무 해소 지원, 출자전환 800억원을 통해 고려개발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했다.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은 10개의 금융사를 직접 방문해 중재와 설득을 통해 채권단 결의를 이끌어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졸업 후 고려개발이 상환해야 할 채무 1934억원에 대해 800억원은 2029년 이후로 유예했다. 나머지 1134억여원은 졸업 후 4년차부터 6년간 분할상환하는 채무재조정을 결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졸업은 채권단, 대주주, 회사의 공동 노력으로 채권단 관리절차를 벗어난 모범 사례다"라고 말했다. 고려개발은 현재 수주 잔고가 2조69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4년이 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