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원이 엔리얼의 AR(증강현실)글래스를 착용하고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LG유플러스 직원이 엔리얼의 AR(증강현실)글래스를 착용하고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평범한 실내공간이던 사무실에 느닷없이 펭귄이 등장했다. 눈 앞에 나타난 펭귄은 얼음 위를 몇 바퀴 '펭그르르' 돌더니 이내 사라졌다.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썼더니 생긴 일이다.

LG유플러스는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중국 하드웨어 제조기업 '엔리얼'이 제작한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앞두고 미리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전국 35개 매장과 5개 팝업스토어에 체험존을 운영하고 시범서비스를 진행한다.

공개된 엔리얼의 AR글래스 사용법은 간단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AR 글래스를 USB로 연결하면 영화, U+AR 등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는 메뉴가 나왔다. 이후 스마트폰을 포인터로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클릭하면 됐다.
엔리얼 AR글래스(왼쪽)와 엔리얼 컨트롤러 앱(응용프로그램) 구동 모습/사진=최수진 기자
엔리얼 AR글래스(왼쪽)와 엔리얼 컨트롤러 앱(응용프로그램) 구동 모습/사진=최수진 기자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던 영화도 AR 글래스를 쓰니 100인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마치 빔프로젝터로 쏘듯이 커진 영상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표현된다. 재생 중간 다소 초점이 맞지 않아 화면이 찌그러지는 불편함이 다소 있긴 했지만, 스마트폰을 들지 않고도 대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점이 훨씬 편리하게 느껴졌다.

AR 글래스로 희귀동물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보는 것을 비롯해 화면을 손가락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가능했다. 아이돌 가수의 춤 동작이나 요가 영상 또한 360도로 돌려가며 옆이나 뒷모습까지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물론 미러링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콘텐츠를 TV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TV가 있는 집에서 봐야 하는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면서 "AR글래스를 이용하면 집이 아니어도 언제 어디서나 100인치의 대화면 시청이 가능해진다. 5G 시대에 걸맞은 탁월한 미디어 기기"라고 설명했다.
[현장+] "AR글라스 쓰니 펭귄이 짠"…진화하는 '실감형 5G콘텐츠'
업계는 줄곧 5G 상용화 이후 제대로 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G 대표 콘텐츠로 AR과 가상현실(VR)이 부각됐지만 이 역시 디바이스가 비싸거나 무겁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LG유플러스가 5G 시대 AR 글래스 시장 선점에 뛰어든 이유다. 88g의 초경량 무게와 499달러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엔리얼 AR 글래스를 상용화, AR 콘텐츠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복안.

송 상무는 "기존 AR 글래스 제품들은 높은 시장 전망에도 고가라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엔리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들이 U+5G의 풍부한 콘텐츠를 보다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AR 글래스를 대중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