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0시로 예정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정부가 종료 결정을 내린 뒤 한·일 양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연계해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현재로선 반전 없이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 우세하지만 극적 타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日, 입장 바꿔야" vs "韓, 현명한 대응해야"…지소미아 '막판 반전' 실낱 여지도
21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통상 오후에 열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오전에 소집해 약 1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장은 이날까지 “일본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지소미아 종료 철회는 없다”는 데서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가 내일 예정대로 종료되느냐’는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있지 않은 한 그렇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답했다.

일본 정치권과 언론은 지소미아 종료가 초읽기에 들어서자 한국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NHK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청와대가 NSC 상임위원회 정례회의를 예정보다 빨리 진행한 것을 주요 속보로 전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지소미아 파기 방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발언한 점도 강조했다.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지소미아가 유지되길 바란다”는 입장이었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21일 참의원(상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출석해 “어떻든 간에 북한의 위협에 한·미·일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이 현명한 대응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아직 (한국과) 협의하고 있고 포기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마지막까지 협의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도 이날 오후 총리 관저에서 NSC 회의를 열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회의에서 지소미아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락근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