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제의 政爭化' 탓만 하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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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으로 치닫는 수출 부진
성장률 추락 가져와
제조업 경쟁력 혁신하고
환율 정상화 대책 절실한데
부정적 지표 부각시킨 탓에
회복세 체감 못할 뿐이라니…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
성장률 추락 가져와
제조업 경쟁력 혁신하고
환율 정상화 대책 절실한데
부정적 지표 부각시킨 탓에
회복세 체감 못할 뿐이라니…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수출 부진’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률은 2017년 3.2%에서 2019년 거의 2%로 추락했다. 2009년 0.8% 성장 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이런 부진의 이면에는 수출 부진이 도사리고 있다. 2017년만 해도 15.8%에 이르렀던 수출(통관 기준) 증가율이 2018년 5.4%로 떨어졌고 2019년 들어선 11월(20일 현재)까지 -10.3%로 급락했다.
작년 12월부터 감소한 수출은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는 1966년 이후 지금까지 53년 동안 세 번째로 긴 장기 연속 수출 감소에 해당한다. 가장 길었던 것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다. 두 번째로 길었던 것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 연속 수출 감소다. 세 번째 수출 부진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12개월 연속 수출 감소다. 최근 수출 감소율이 점차 커지는 것을 감안하면 12월에도 수출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연속 13개월 감소를 기록해 두 번째로 긴 수출 부진이 된다. 내년에도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중국과 세계 경제 둔화가 심화된다면 19개월의 최장기간 수출 부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수출 부진이 시작된 시점이 2012년이란 점이다. 수출증가율은 2011년 19%에서 2012년 -1.3%, 2013년 2.1%, 그리고 2014년 2.3%로 정체됐다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8%, -5.9%로 꺾였다. 2017년엔 반도체 특수 덕분에 다른 부문의 수출 부진이 가려져 못 봤을 따름이지,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수출 부진은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특수를 제외하고 보면 지금의 수출 부진은 2015년 1월부터 시작된 19개월 최장기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2012년부터 증가세가 주춤한 수출이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가 반도체 특수로 ‘반짝’ 반등한 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이 2012년 이후 장기 구조적으로 정체·감소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봐야 한다. 하나는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이다.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일본 엔화 환율은 달러당 80엔에서 120엔대로 급상승하며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실효환율만 보더라도 일본 엔화는 약 25%의 약세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은 ‘1인당 소득 4만달러’라는 정책목표(소위 ‘474 정책’)를 내세우면서 달러당 1000원대의 환율을 초래한 어처구니없는 정책 실수를 범했다. 그 결과 엔화당 원화 환율은 1450원대에서 920원대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경쟁력 혁신과 구조조정이 크게 미흡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원화 환율을 정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고(高)평가되는 것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주요국 대비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며 실업률도 개선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체감지표가 나빠 보이는 것은 수출에서 내수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파괴적 혁신 때문에 일부 계층에서 어려움이 가중돼 현상과 진실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이에 더해 언론과 전문가들이 부정적 요인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경제의 정쟁화’ 탓에 비뚤어진 시각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수출 부진을 가리켜 파괴적 혁신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보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주장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가 무색할 정도다.
작년 12월부터 감소한 수출은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는 1966년 이후 지금까지 53년 동안 세 번째로 긴 장기 연속 수출 감소에 해당한다. 가장 길었던 것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다. 두 번째로 길었던 것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 연속 수출 감소다. 세 번째 수출 부진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12개월 연속 수출 감소다. 최근 수출 감소율이 점차 커지는 것을 감안하면 12월에도 수출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연속 13개월 감소를 기록해 두 번째로 긴 수출 부진이 된다. 내년에도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중국과 세계 경제 둔화가 심화된다면 19개월의 최장기간 수출 부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수출 부진이 시작된 시점이 2012년이란 점이다. 수출증가율은 2011년 19%에서 2012년 -1.3%, 2013년 2.1%, 그리고 2014년 2.3%로 정체됐다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8%, -5.9%로 꺾였다. 2017년엔 반도체 특수 덕분에 다른 부문의 수출 부진이 가려져 못 봤을 따름이지,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수출 부진은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특수를 제외하고 보면 지금의 수출 부진은 2015년 1월부터 시작된 19개월 최장기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2012년부터 증가세가 주춤한 수출이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가 반도체 특수로 ‘반짝’ 반등한 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이 2012년 이후 장기 구조적으로 정체·감소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봐야 한다. 하나는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이다.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일본 엔화 환율은 달러당 80엔에서 120엔대로 급상승하며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실효환율만 보더라도 일본 엔화는 약 25%의 약세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은 ‘1인당 소득 4만달러’라는 정책목표(소위 ‘474 정책’)를 내세우면서 달러당 1000원대의 환율을 초래한 어처구니없는 정책 실수를 범했다. 그 결과 엔화당 원화 환율은 1450원대에서 920원대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경쟁력 혁신과 구조조정이 크게 미흡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원화 환율을 정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고(高)평가되는 것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주요국 대비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며 실업률도 개선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체감지표가 나빠 보이는 것은 수출에서 내수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파괴적 혁신 때문에 일부 계층에서 어려움이 가중돼 현상과 진실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이에 더해 언론과 전문가들이 부정적 요인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경제의 정쟁화’ 탓에 비뚤어진 시각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수출 부진을 가리켜 파괴적 혁신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보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주장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가 무색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