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군대에서 발생한 불량탄 사고로 인해 국가유공자가 된 20대 남성이 아직까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년 전 군대에서 발생한 불량탄 사고로 인해 국가유공자가 된 20대 남성이 아직까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년 전 군대에서 발생한 불량탄 사고로 인해 국가유공자가 된 20대 남성이 아직까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19일 안 모(24) 씨가 관련 사고가 있었던 당시의 중대장이 업무상 과실치상, 의료법 등을 위반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에 따르면 2015년 12월 24일 사격훈련을 하던 A 씨의 총에서 불발탄 3발이 발견됐고 당시 사수였던 안 씨가 중대장이었던 대위 문 모(40) 씨에게 사격 중지를 해야 한다며 해당 사실을 보고했다.

현행 육군 불량탄 메뉴얼상 탄피가 함몰되거나 탄자가 밀려 들어가 있다면 사격을 중지하게 돼 있다. 그러나 문 씨는 불량탄임에도 불구하고 안 씨에게 사격을 지시했고 안 씨가 두 번째 불량탄을 격발하는 순간 총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인해 안 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손에 부상을 입었다. 사고현장은 사격장임에도 불구하고 구급차가 없었으며 이로 인해 문 씨는 의식을 잃은 안 씨를 자신의 차에 태운 뒤 당시 작전과장이던 B 씨의 지시를 받아 안 씨를 B 씨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B 씨는 사무실로 온 문 씨에게 사고 발생 경위부터 물었으며 의식을 찾은 안 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그제서야 병원으로 데려갈 것을 지시했다.

병원에서 한 시간 가량에 걸쳐 상처 부위 내 노리쇠와 실탄 파편을 제거하고 봉합 수술까지 받은 안 씨를 두고 문 씨는 B 씨에게 "경미한 사고로 손을 다쳐 치료를 마쳤으며 3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며 병원이나 의무실에서 치료하면 된다"는 보고를 했다. 하지만 안 씨는 25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한 당시 여단장이었던 C 씨는 관련 사고 보고를 받은 뒤에도 연병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제대 이후 안 씨는 문 씨와 B 씨, C 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은 2016년 11월 안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격장 내 기본적으로 배치해야 할 구급차 차량 미대기 △안 씨의 보고가 있었음에도 고의에 가깝게 불합리한 사격명령을 내린 점 △선조치 후보고의 기초적인 메뉴얼을 무시한 점 등을 들어 문 씨 등으로 인해 중과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안 씨는 지난 8월에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유공자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법원과 보훈처의 조치가 있었음에도 군에서는 문 씨에게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오히려 지난 6월 문 씨를 소령으로 진급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26일 고소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군 관련 사건인 만큼 군 검찰로 사건을 넘길 수밖에 없다"면서 "고소인 조사 이후 사건을 이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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