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테슬라' 이름 도메인, 130억 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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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의 [너의 이름은] 25번째
▽ 처음엔 '테슬라' 아닌 '페러데이' 구상
▽ 테슬라 이름·도메인 위해 130억 지불
▽ 에디슨·테슬라 전기 표준 경쟁 스토리 눈길
▽ 처음엔 '테슬라' 아닌 '페러데이' 구상
▽ 테슬라 이름·도메인 위해 130억 지불
▽ 에디슨·테슬라 전기 표준 경쟁 스토리 눈길
올여름 국내에 공식 출시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Tesla)의 보급형 세단 'Tesla Model 3(이하 '모델3')'가 지난 22일 대규모 행사를 거행하며 소비자들에게 인도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든 차량 인도식이어서 전기차 행사의 트렌드가 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유럽과 북미,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확대되고 있어 테슬라는 유럽과 중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최근 연이어 발표해다. 한국에서도 라인업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서울 도심에서 테슬라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는 우리에게 점점 익숙해지는 이름이 됐지만 브랜드명의 유래에 대해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 '테슬라', 일론 머스크 아이디어가 아니다
대다수는 테슬라의 이름을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가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미국 현지 언론인 CNN과 블룸버그(Bloomberg), 폭스 비지니스(Fox Business), 비지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2003년 테슬라 공동 창업자인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Marc Tarpenning)은 회사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 에디슨 밑에서 연구하던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이름을 따서 'Tesla Motors'를 설립했다.
이후 일론 머스크가 경영에 동참했고 2004년 회사명을 더욱 직관적으로 하고자 'Tesla Motors'에서 'Tesla'로 바꾸기로 결정, 7만5000달러(한화 약 8833만원)의 비용을 들여 상표권을 정식 매입했다. 비용이 들었던 이유는 'Tesla'라는 이름을 다른 업체가 이미 10년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론 머스크는 'Tesla' 대신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이름을 따 '패러데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Tesla' 도메인도 이미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었던 것. 일론 머스크는 'teslamotors.com'에서 'tesla.com'으로 도메인 변경을 위해 또 1100만달러(129억5580만원)를 지불했다. 전기자동차 업체로서 테슬라의 법인명과 도메인이 'Tesla'로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불과 2년 전인 2017년이었다.
◆ 에디슨 아닌 테슬라가 된 이유 이들이 테슬라를 회사명으로 정했던 이유는 에디슨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전기 분야에 큰 족적을 남겨서다. 이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해 내연기관에 정면 도전했던 자신들의 비전과 어울렸다. 또한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기 세계 표준 경쟁 스토리도 작용했다.
에디슨은 전구뿐만 아니라 전기를 생산하고 먼 거리까지 배전하는 방법도 처음으로 개발했다. 전기에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직류(DC)와 시간에 따라 방향이 변하는 교류(AC) 두 가지가 있다. 에디슨이 개발한 직류 방식은 처음엔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전압이 낮아 송전 중 손실이 컸다. 때문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거리는 몇 킬로미터에 불과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이가 바로 테슬라다. 당시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교류 방식은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원거리 송전이 가능했다.
학계에서는 에디슨의 직류 방식이 언젠가 재평가될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지만 현재는 세계적으로 교류 방식이 표준이다. 테슬라의 승리는 후발주자의 반란이자 혁신, 미래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제격이다. 테슬라의 대표 상품인 전기차 '테슬라 로드스터(Tesla Roadster)'도 교류 방식인 AC 모터를 사용한다.
◆ 다시 한번 주류와 비주류 대결 테슬라는 지난달 미국 자동차 분야 시가총액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추월하고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며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전기차 시대의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폭스바겐, 벤츠, BMW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개발하고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투자도 대폭 늘리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기존 설비 시설들을 대규모로 구축해 놓은 만큼 물량에서 테슬라가 밀릴 가능성이 높다.
또 한 번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을 준비하는 테슬라는 한국에서도 '모델 3'를 본격 인도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에디슨에게 역전승한 니콜라 테슬라의 이야기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유럽과 북미,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확대되고 있어 테슬라는 유럽과 중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최근 연이어 발표해다. 한국에서도 라인업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서울 도심에서 테슬라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는 우리에게 점점 익숙해지는 이름이 됐지만 브랜드명의 유래에 대해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 '테슬라', 일론 머스크 아이디어가 아니다
대다수는 테슬라의 이름을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가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미국 현지 언론인 CNN과 블룸버그(Bloomberg), 폭스 비지니스(Fox Business), 비지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2003년 테슬라 공동 창업자인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Marc Tarpenning)은 회사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 에디슨 밑에서 연구하던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이름을 따서 'Tesla Motors'를 설립했다.
이후 일론 머스크가 경영에 동참했고 2004년 회사명을 더욱 직관적으로 하고자 'Tesla Motors'에서 'Tesla'로 바꾸기로 결정, 7만5000달러(한화 약 8833만원)의 비용을 들여 상표권을 정식 매입했다. 비용이 들었던 이유는 'Tesla'라는 이름을 다른 업체가 이미 10년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론 머스크는 'Tesla' 대신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이름을 따 '패러데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Tesla' 도메인도 이미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었던 것. 일론 머스크는 'teslamotors.com'에서 'tesla.com'으로 도메인 변경을 위해 또 1100만달러(129억5580만원)를 지불했다. 전기자동차 업체로서 테슬라의 법인명과 도메인이 'Tesla'로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불과 2년 전인 2017년이었다.
◆ 에디슨 아닌 테슬라가 된 이유 이들이 테슬라를 회사명으로 정했던 이유는 에디슨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전기 분야에 큰 족적을 남겨서다. 이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해 내연기관에 정면 도전했던 자신들의 비전과 어울렸다. 또한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기 세계 표준 경쟁 스토리도 작용했다.
에디슨은 전구뿐만 아니라 전기를 생산하고 먼 거리까지 배전하는 방법도 처음으로 개발했다. 전기에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직류(DC)와 시간에 따라 방향이 변하는 교류(AC) 두 가지가 있다. 에디슨이 개발한 직류 방식은 처음엔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전압이 낮아 송전 중 손실이 컸다. 때문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거리는 몇 킬로미터에 불과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이가 바로 테슬라다. 당시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교류 방식은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원거리 송전이 가능했다.
학계에서는 에디슨의 직류 방식이 언젠가 재평가될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지만 현재는 세계적으로 교류 방식이 표준이다. 테슬라의 승리는 후발주자의 반란이자 혁신, 미래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제격이다. 테슬라의 대표 상품인 전기차 '테슬라 로드스터(Tesla Roadster)'도 교류 방식인 AC 모터를 사용한다.
◆ 다시 한번 주류와 비주류 대결 테슬라는 지난달 미국 자동차 분야 시가총액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추월하고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며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전기차 시대의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폭스바겐, 벤츠, BMW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개발하고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투자도 대폭 늘리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기존 설비 시설들을 대규모로 구축해 놓은 만큼 물량에서 테슬라가 밀릴 가능성이 높다.
또 한 번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을 준비하는 테슬라는 한국에서도 '모델 3'를 본격 인도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에디슨에게 역전승한 니콜라 테슬라의 이야기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