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와브가 2위 TD아메리트레이드와 합병(M&A)을 논의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0’으로 낮추며 출혈 경쟁을 해온 미 증권업계의 통폐합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합병을 논의해온 양사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M&A를 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CNBC는 찰스슈와브가 TD아메리트레이드 인수에 250억달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찰스슈와브는 자산 규모가 3조8500억달러, TD아메리트레이드는 1조달러에 달한다.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 5조달러 규모의 거대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마이크 메이요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찰스슈와브가 TD아메리트레이드를 인수하면 자산관리 분야에서 ‘골리앗’이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찰스슈와브는 지난달 초 건당 4.95달러이던 미국 주식과 상장주식펀드(ETF)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0%로 낮췄다. 로빈후드 등 실리콘밸리 기반의 무료트레이딩 앱(응용프로그램)이 급속히 확산되며 고객을 잃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찰스슈와브의 발표 직후 TD아메리트레이드, E트레이드, 피델리티 등도 모두 수수료를 없앴다.

찰스슈와브는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매 분기 거둬온 9000만~1억달러의 수익을 잃게 됐다. 이 때문에 합병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몸집을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찰스슈와브 설립자인 찰스 슈와브는 지난달 CNBC에서 “소매 주식 중개업계의 합병은 논리적 결론”이라며 “적절한 가격이라면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향후 M&A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D아메리트레이드가 E트레이드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이날 TD아메리트레이드의 주가는 17.0%, 찰스슈와브는 7.3% 상승했다. 반면 합병 논의에서 빠진 E트레이드는 9.3% 폭락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