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금융 주가의 발목을 잡던 오버행(주식 물량 대량 출회) 이슈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다. 저금리 등 대외 환경 악화로 은행주 전반이 하락세를 이어온 가운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22일 우리금융 주식 1.8%(1321만2670주)를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 대상은 우리금융이 보유하던 지주 잔여 지분 전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우리금융 지분 5.8%를 갖게 됐다. 우리카드를 우리금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주식을 교환했기 때문이다. 상법상 은행은 지주 지분을 소유할 수 없어 이를 매각해야 하지만 매각 방식이 난제로 꼽혀 왔다. 규모가 큰 만큼 장중에 매각하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주가에 충격을 주지 않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했다. 지난 9월 오랜 협상 끝에 대만 푸본금융그룹을 투자자로 유치해 5.8% 중 4.0%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 북유럽, 중동, 미국을 잇따라 돌며 현지 기관들을 만났다. 잔여 지분을 인수해간 주체도 대부분 외국인 장기 투자자라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우리금융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우리금융 종가는 전날보다 1.69% 오른 1만2050원으로 마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분 매각 과정에서 글로벌 장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비율)도 소폭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