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KLPGA투어…'1인 독주' 사라졌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19 KLPGA투어 결산 (下)
글로벌化'원년'두터워진 선수층
최혜진 6관왕 올랐지만
막판까지 타이틀경쟁 안갯속
글로벌化'원년'두터워진 선수층
최혜진 6관왕 올랐지만
막판까지 타이틀경쟁 안갯속
최혜진(20)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였다. 대상, 다승, 상금, 최저타수와 함께 골프 출입 기자들이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와 인기상까지 거머쥐며 6관왕에 올랐다. 모든 부문이 시즌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치열했다. 대상을 제외하면 다승에선 임희정(19), 상금과 최저타수에선 장하나(27)가 그를 괴롭혔다. 2015년 전인지(25)와 2016년 박성현(26), 2017년 이정은(23) 등 일방적이었던 ‘대관식’과는 과정이 달랐다.
KLPGA투어에 ‘절대 강자’가 사라진 반면 ‘챔프 후보’들이 가득해졌다. 선수층이 한결 두터워지면서다. 투어의 수준과 매력도가 국내는 물론 해외 선수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양과 질에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28개 대회, 총 상금 206억원 규모로 열린 KLPGA투어는 올해 30개 대회 총상금 253억원으로 성장했다. KLPGA투어에 로컬 파트너로 참여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 상금 200만달러)의 상금이 더해진 덕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상금이 올라갔다. KLPGA투어가 내년부터 대회별 최소 상금 규모를 6억원 이상으로 설정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 정규투어 첫 등장
최혜진은 올해 평균 70.46타를 기록했다. 2015시즌 전인지(70.56타) 이후 4년 만에 70대 타수를 친 최저타수상 수상자다. 최혜진이 꾸준하지 못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는 27개 대회에 나와서 한 번도 커트 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도와 변별력을 높인 결과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지난해보다 페어웨이 폭을 전체적으로 좁혔고 난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글로벌 투어 격상 전략’과 후원사들의 상금 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외국 선수들 관심도 높아졌다. 다카바야시 유미(33·일본)처럼 외국인 신분임에도 시드순위전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2020시즌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도 대만의 첸유주(22) 등 4명의 선수가 뛰어들었을 정도다. 첸유주는 시드순위전에서 16위를 기록해 내년에 ‘풀타임’을 소화할 예정이다.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선수들도 경기의 질을 한층 더 높였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무대임에도 올해 국내 대회를 4개나 소화하며 상금 3억원 이상을 챙겼다. ‘골프천재’ 김효주(24)도 4개 대회에 참가해 1억여원을 벌었다.
‘LPGA 러시’도 사라져
투어 레벨이 올라가면서 ‘KLPGA 최정상=미국 진출’이라는 공식도 이젠 ‘필수 딱지’를 뗐다. 최혜진은 앞서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출전을 놓고 고민하다 한국 잔류를 선택했다. 수준이 높아진 한국에서 경험을 더 쌓고 ‘수업료’를 낼 가능성이 높은 미국 투어에서 모험하지 않겠다는 배경이 숨어 있다. 판이 커진 국내 투어에서 챙길 ‘기대 수익’이 만만치 않다는 계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혜진은 올 시즌 상금만 13억여원을 따로 벌었다. 우승 보너스가 50%, 준우승이 30% 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얼추 20억원 이상을 챙겼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떼논 당상’처럼 여겨지던 한국 선수의 LPGA투어 신인상 수상도 앞으로는 드물 전망이다. 앞서 국내 투어를 지배하고 건너간 2015년 김세영(26),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이 나란히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혜진이 잔류를 선택하면서 ‘6년 연속’ 신인왕 수상 계보는 이어지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그는 국내 투어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 종료 후 “내년에는 국내와 해외 투어를 병행하면서 미국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근/조희찬 기자 bk11@hankyung.com
KLPGA투어에 ‘절대 강자’가 사라진 반면 ‘챔프 후보’들이 가득해졌다. 선수층이 한결 두터워지면서다. 투어의 수준과 매력도가 국내는 물론 해외 선수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양과 질에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28개 대회, 총 상금 206억원 규모로 열린 KLPGA투어는 올해 30개 대회 총상금 253억원으로 성장했다. KLPGA투어에 로컬 파트너로 참여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 상금 200만달러)의 상금이 더해진 덕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상금이 올라갔다. KLPGA투어가 내년부터 대회별 최소 상금 규모를 6억원 이상으로 설정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 정규투어 첫 등장
최혜진은 올해 평균 70.46타를 기록했다. 2015시즌 전인지(70.56타) 이후 4년 만에 70대 타수를 친 최저타수상 수상자다. 최혜진이 꾸준하지 못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는 27개 대회에 나와서 한 번도 커트 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도와 변별력을 높인 결과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지난해보다 페어웨이 폭을 전체적으로 좁혔고 난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글로벌 투어 격상 전략’과 후원사들의 상금 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외국 선수들 관심도 높아졌다. 다카바야시 유미(33·일본)처럼 외국인 신분임에도 시드순위전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2020시즌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도 대만의 첸유주(22) 등 4명의 선수가 뛰어들었을 정도다. 첸유주는 시드순위전에서 16위를 기록해 내년에 ‘풀타임’을 소화할 예정이다.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선수들도 경기의 질을 한층 더 높였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무대임에도 올해 국내 대회를 4개나 소화하며 상금 3억원 이상을 챙겼다. ‘골프천재’ 김효주(24)도 4개 대회에 참가해 1억여원을 벌었다.
‘LPGA 러시’도 사라져
투어 레벨이 올라가면서 ‘KLPGA 최정상=미국 진출’이라는 공식도 이젠 ‘필수 딱지’를 뗐다. 최혜진은 앞서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출전을 놓고 고민하다 한국 잔류를 선택했다. 수준이 높아진 한국에서 경험을 더 쌓고 ‘수업료’를 낼 가능성이 높은 미국 투어에서 모험하지 않겠다는 배경이 숨어 있다. 판이 커진 국내 투어에서 챙길 ‘기대 수익’이 만만치 않다는 계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혜진은 올 시즌 상금만 13억여원을 따로 벌었다. 우승 보너스가 50%, 준우승이 30% 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얼추 20억원 이상을 챙겼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떼논 당상’처럼 여겨지던 한국 선수의 LPGA투어 신인상 수상도 앞으로는 드물 전망이다. 앞서 국내 투어를 지배하고 건너간 2015년 김세영(26),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이 나란히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혜진이 잔류를 선택하면서 ‘6년 연속’ 신인왕 수상 계보는 이어지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그는 국내 투어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 종료 후 “내년에는 국내와 해외 투어를 병행하면서 미국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근/조희찬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