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도시 관광경쟁력을 키우자
최근 좋은 소식을 접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관광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의 종합순위가 16위로 3계단 상승했다. 그런데 마음은 편치 않았다. 관광환경은 새로운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 경제 환경의 급변,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 도농 격차 확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관광산업과 관광의 기능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통적 관광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운 관광’ ‘미래의 관광’으로 전환돼야 한다.

국가 관광경쟁력이 높으면 도시 관광경쟁력도 덩달아 좋아지는 것인가? 관광경쟁력이 높은 국내 도시는 얼마나 될까? 지속가능한 한국 관광을 위한 도시 관광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성장을 위한 ‘품격 관광’이 요구되고 있다. 관광 행태도 ‘자연관광’에서 ‘체험관광’과 ‘체류관광’으로, 그리고 ‘정주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관광도시는 거주민과 방문자 모두를 위한 친화적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다. 관광한국을 위한 도시 관광, 이제 재설계할 때다.

도시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도시 관광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 인프라’다. 숙박, 교통, 음식, 가격, 쇼핑, 안내와 편의시설 확충이다. 도시 관광 인프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 등으로 단시일 내에 충족되지 않음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도시 관광 인프라 투자 유치와 고객 니즈에 맞는 적정 서비스 지원체계 구축을 병행한다.

둘째, 지자체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명품 관광도시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자체장의 의지와 리더십이 핵심이다. 관광전담조직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와의 창조적 파트너십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 규제 완화와 같은 관광사업의 경영 여건도 개선한다. 초광역 협업도 주저하지 않는다.

셋째, 관광은 사람의,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한 종합 서비스다. 사람이 도시 관광경쟁력의 근원이다. 관광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문화관광해설사, 관광통역안내원을 포함한 관광종사자의 서비스와 처우 수준을 향상시킨다. 관광 학습·체험 학교를 운영하면서 매력 있는 지역관광 일자리를 늘린다.

넷째, 지역 보유 지적자산을 품격 있게 디자인한다. 나무·새·꽃을 포함하는 지자체 상징을 도시 공간 전반에 조성하고 지역 특산물에 연계한다. 자연관광자원과 특산품, 특산음식의 브랜드를 통합·연계 개발하고 디자인 투자를 확대한다. 도시의 모든 것은 관광 콘텐츠다.

다섯째, 문화창조 역량을 높인다. 도시의 활력과 지역민의 환대는 중요하다. 시민 누구나 관광인이다. 지역민은 애향심을 갖고 방문객에게 친절하며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주체다. 지역주민의 문화 창조운동이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지역사회의 주체적 참여·협업이 용이해야 한다.

여섯째, 도시 관광경쟁력 평가 지표를 개발한다. 중앙정부는 전국 도시의 관광경쟁력을 종합 평가하고, 도시별 관광경쟁력 목표를 설정하게 하며 적재적소에 재원을 투입해 효과를 극대화한다. 지자체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경쟁우위 요소를 집중 육성한다. 경쟁력 평가 결과와 연동해 다음연도 예산을 차별 투입, 선순환구조를 만든다. 도시(지역)관광 진흥법을 제정한다.

결론적으로 도시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의 근원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관광업계, 지역사회와 주민 간 개방적 거버넌스를 만들자. 각 주체의 역할을 재설정하자. 도시 관광경쟁력이 높아지면 더 많은 방문객 유치로 관광투자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과실을 나누게 될 것이다. 개별 도시의 관광경쟁력 총합은 곧 국가 관광경쟁력이다. 서울·수도권, 부산, 제주도에 집중된 외래객과 특정 성수기에 몰려 있는 국민 관광객은 지역적 및 시기적으로 분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