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미국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황교안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미국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황교안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다시는 지소미아(GSOMIA)를 갖고 안보 도박을 하지 말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미국 방문 중 제가 느낀 분명한 것은 바로 미국의 한미동맹과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지난 20일 방미길에 올랐다. 그러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 소식에 24일 귀국하려던 일정을 하루 앞당겨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소미아는 비단 한일관계의 문제가 아니라"라며 "미국의 동북아 역내 전략 전체를 거스르는 것이 바로 지소미아 파기"라고 전했다.

이어 "그 안보 도박의 결과 동맹의 절대 조건인 '신뢰'를 잃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선언은) 잃은 것이 너무나 큰 안보 도박이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는 이번 결정을 극적인 반전과 대단한 외교적 성과로 포장하고 싶을 것"이라며 "하지만 본질은 그저 '포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미를 통해) 지소미아 파기가 초래할 우리 안보 몰락의 시나리오를 직접 두 눈으로 봤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제발 국민에게 진실과 실체를 제대로 알려라"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번 방미 행보를 통해 미국 정가와 교류한 내용도 함께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저는 줄기차게 미국을 설득하려 노력했다"면서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은 '가치 동맹', '자유 동맹', '체제 동맹'임을 강조하며 비용과 이해관계의 차원을 넘어 동맹을 바라봐 줄 것을 호소했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 미국 의회 쪽은 저의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대한민국 국민과 건전한 야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지지하며, 방위비 협상 문제로 동맹 자체의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수순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에서 농성 중인 황 대표를 찾아가 방미 성과 등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