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확 줄자…교생실습 자리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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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모집에 탈락자 속출
신청 늦으면 산골학교 가야
"교사 실습제 개편" 목소리도
신청 늦으면 산골학교 가야
"교사 실습제 개편" 목소리도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대학가에 불어닥쳤다. 교사 수요 감소로 졸업을 앞둔 사범대 학생들이 흔히 ‘교생’이라고 불리는 교육실습생 자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교육실습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착순 신청 못하면 산골학교로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 사범대에서는 내년 1학기 교육실습을 나가는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100여 명의 탈락자가 발생했다. 고려대 사범대는 지금까지 부속 중·고등학교나 협력학교 등을 통해 신청자 모두를 실습생으로 내보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교육실습생 선발 방식을 선착순 모집으로 바꿨다. 학령인구 감소로 일선 학교의 교육실습생 수요가 줄어들어 실습 자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습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실습은 교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선착순 모집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내년 1학기에 실습을 나가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실습 학교를 섭외하거나, 교육실습생 공급이 부족한 강원도 산골학교로 떠나야 한다. 고려대 국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교육실습을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해놓고 학교와 교육당국 모두 실습 학교 섭외는 학생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해외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모교로 실습을 나갈 수도 없어 무작정 집 주변 학교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수급 규모 조정 필요
전문가들은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앞으로 교육실습 제도를 운영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내놓은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45만 명이었던 초·중·고 학생 수는 2025년 509만 명, 2040년 402만 명, 2067년 261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수 감소로 교사는 넘쳐나는 상황에서 교육실습생 수요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 규모 조정과 양성 방안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간 4400여 명인 중등 교원 신규 채용 규모를 2030년까지 3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가 나오기 전에 세운 계획이라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원 양성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교원 신규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교대나 사범대 정원을 축소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 예비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실습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달 남짓한 교육실습으로는 예비 교사를 양성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선착순 신청 못하면 산골학교로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 사범대에서는 내년 1학기 교육실습을 나가는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100여 명의 탈락자가 발생했다. 고려대 사범대는 지금까지 부속 중·고등학교나 협력학교 등을 통해 신청자 모두를 실습생으로 내보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교육실습생 선발 방식을 선착순 모집으로 바꿨다. 학령인구 감소로 일선 학교의 교육실습생 수요가 줄어들어 실습 자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습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실습은 교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선착순 모집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내년 1학기에 실습을 나가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실습 학교를 섭외하거나, 교육실습생 공급이 부족한 강원도 산골학교로 떠나야 한다. 고려대 국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교육실습을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해놓고 학교와 교육당국 모두 실습 학교 섭외는 학생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해외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모교로 실습을 나갈 수도 없어 무작정 집 주변 학교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수급 규모 조정 필요
전문가들은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앞으로 교육실습 제도를 운영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내놓은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45만 명이었던 초·중·고 학생 수는 2025년 509만 명, 2040년 402만 명, 2067년 261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수 감소로 교사는 넘쳐나는 상황에서 교육실습생 수요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 규모 조정과 양성 방안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간 4400여 명인 중등 교원 신규 채용 규모를 2030년까지 3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가 나오기 전에 세운 계획이라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원 양성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교원 신규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교대나 사범대 정원을 축소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 예비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실습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달 남짓한 교육실습으로는 예비 교사를 양성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