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무실 다 드립니다"…K스타트업에 꽂힌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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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웨이하이시 한중혁신대회'
상금·임대료 등 혜택…VC연결도
현지 법인 설립이 지원 조건
기술 탈취에 대한 우려는 여전
상금·임대료 등 혜택…VC연결도
현지 법인 설립이 지원 조건
기술 탈취에 대한 우려는 여전
1위 우승 상금 50만위안(약 8400만원), 별도의 창업 지원금 최대 50만위안, 2년 동안 사무실과 임차료 무료, 현지 52개 벤처캐피털(VC) 투자 주선….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한중혁신대회에 걸린 포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대회는 평범한 기술 콘테스트였다. 이 대회에서 입상해도 200만원 정도를 상금으로 받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회의 위상이 확 달라졌다. 한중공업설계대회를 함께 열면서 행사 규모가 커졌고, 상금 규모도 올라갔다. 웨이하이 외에도 중국 중소도시 곳곳에서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겨냥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지방 정부가 한국 스타트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5년 내 한국 인재 1만 명 유치
웨이하이시 대회엔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함께 참여했다. 수상 기업 숫자와 대회 상금은 같지만 한국 기업에 돌아가는 지원이 더 많다. 스타트업 지원 시설인 ‘웨이하이 중관춘(中關村)’ 무료 입주 혜택과 창업 지원금 등은 한국 기업만의 몫이다. 입상하지 못한 기업에도 무료 사무실 등의 혜택은 동일하게 주어진다. 단 조건이 있다. 웨이하이에 법인을 세워야 한다.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왕타오 웨이하이 과학기술서비스협회장은 “거리가 가깝고 정서적으로도 통하는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VC들이 준비하고 있는 자금도 원화로 2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웨이하이 중관춘은 한국 스타트업 유치를 겨냥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위치부터가 웨이하이 내 한인타운인 ‘한라방(韓樂坊)’ 한가운데다. 한국 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중관춘 창신연구원 로비엔 이곳을 5년 내에 한국과학창신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청사진이 붙어있다. 이 기간 동안 300개 기업과 100개 연구기관, 1만 명의 인재를 한국에서 웨이하이로 옮기겠다는 게 골자다.
韓 스타트업 “기대 반, 우려 반”
한국 스타트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도시는 웨이하이만이 아니다. 광시성 구이린시도 오는 28일 한국 스타트업을 초청해 경진대회를 연다. 한국 예선 통과팀에 이미 3만위안(약 500만원)을 지급했을 만큼 ‘통’이 크다.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교류 행사까지 감안하면 중국 전역이 한국 스타트업을 초청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지에선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를 발전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성(省) 단위 지방 정부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해석한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발달해 있어 중국 지방 정부의 ‘유치 1순위’로 꼽힌다. 사드 사태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이 풀리면서 스타트업 교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공업설계대회에서 입상한 유기폐기물 처리 장비 업체 한농환경의 백용기 대표는 “중국이 한국 스타트업에 우호적이지만 지원 금액 면에선 웨이하이만 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려가 없지는 않다. 한 대회 참가자는 “지원을 미끼로 중국이 기술을 탈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시장을 빨리 장악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웨이하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g.com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한중혁신대회에 걸린 포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대회는 평범한 기술 콘테스트였다. 이 대회에서 입상해도 200만원 정도를 상금으로 받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회의 위상이 확 달라졌다. 한중공업설계대회를 함께 열면서 행사 규모가 커졌고, 상금 규모도 올라갔다. 웨이하이 외에도 중국 중소도시 곳곳에서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겨냥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지방 정부가 한국 스타트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5년 내 한국 인재 1만 명 유치
웨이하이시 대회엔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함께 참여했다. 수상 기업 숫자와 대회 상금은 같지만 한국 기업에 돌아가는 지원이 더 많다. 스타트업 지원 시설인 ‘웨이하이 중관춘(中關村)’ 무료 입주 혜택과 창업 지원금 등은 한국 기업만의 몫이다. 입상하지 못한 기업에도 무료 사무실 등의 혜택은 동일하게 주어진다. 단 조건이 있다. 웨이하이에 법인을 세워야 한다.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왕타오 웨이하이 과학기술서비스협회장은 “거리가 가깝고 정서적으로도 통하는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VC들이 준비하고 있는 자금도 원화로 2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웨이하이 중관춘은 한국 스타트업 유치를 겨냥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위치부터가 웨이하이 내 한인타운인 ‘한라방(韓樂坊)’ 한가운데다. 한국 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중관춘 창신연구원 로비엔 이곳을 5년 내에 한국과학창신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청사진이 붙어있다. 이 기간 동안 300개 기업과 100개 연구기관, 1만 명의 인재를 한국에서 웨이하이로 옮기겠다는 게 골자다.
韓 스타트업 “기대 반, 우려 반”
한국 스타트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도시는 웨이하이만이 아니다. 광시성 구이린시도 오는 28일 한국 스타트업을 초청해 경진대회를 연다. 한국 예선 통과팀에 이미 3만위안(약 500만원)을 지급했을 만큼 ‘통’이 크다.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교류 행사까지 감안하면 중국 전역이 한국 스타트업을 초청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지에선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를 발전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성(省) 단위 지방 정부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해석한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발달해 있어 중국 지방 정부의 ‘유치 1순위’로 꼽힌다. 사드 사태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이 풀리면서 스타트업 교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공업설계대회에서 입상한 유기폐기물 처리 장비 업체 한농환경의 백용기 대표는 “중국이 한국 스타트업에 우호적이지만 지원 금액 면에선 웨이하이만 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려가 없지는 않다. 한 대회 참가자는 “지원을 미끼로 중국이 기술을 탈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시장을 빨리 장악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웨이하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