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앞 단식 투쟁을 닷새째 이어갔다.

24일 한국당에 따르면 그동안 앉은 자세로 단식을 이어오던 황 대표는 전날인 23일 오후부터 몸을 눕히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부터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텐트 안에 머물렀다. 지난 20일 단식을 시작한 이후 황 대표는 낮에는 청와대, 밤에는 국회를 오가며 단식 투쟁을 해왔지만 22일 이후 국회로의 ‘복귀’를 거부하고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사랑채 인근에서 노숙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실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전했다. 황 대표의 혈당 역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를 찾은 당내 인사들이 건강 상태를 우려하며 국회에 마련된 단식장으로 이동할 것을 수차례 권유했지만 황 대표가 청와대 앞 투쟁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통마저 소중하고, 추위도 허기짐도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덮어주신다”고 적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황 대표가 농성 중인 텐트를 찾아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황 대표는 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쪽 팔을 바닥에 대고 몸을 반쯤 일으킨 채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와 1분 정도 얘기한 이 총리는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