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결정적 한 방' 없었다…美 하원, 9일간 청문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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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남긴 다섯 가지 포인트
(1) 확실한 물증 못잡아
(2) 여론은 찬반 '팽팽'
(3) 공화당 의원 이탈 없어
(4) 민주당도 역풍 안맞아
(5) 공무원 소신은 빛났다
(1) 확실한 물증 못잡아
(2) 여론은 찬반 '팽팽'
(3) 공화당 의원 이탈 없어
(4) 민주당도 역풍 안맞아
(5) 공무원 소신은 빛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위한 미 하원의 공개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청문회 결과를 종합하면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①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처를 줬지만 결정타는 없었다. ②탄핵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다. ③공화당 의원들의 이탈은 없었다. ④민주당에 대한 ‘탄핵역풍’도 없었다. ⑤공무원들의 소신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9일간(13~21일)의 공개청문회에 12명의 증인이 출석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이 쏟아졌다. 하이라이트는 ‘누가 봐도 트럼프편’으로 분류됐던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의 ‘깜짝 증언’. 그는 20일 청문회장에 나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 대가성 거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4억달러의 군사원조를 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유력 경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조사를 압박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명을 따랐다”고도 했다.
21일 출석한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선들랜드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한 것을 “(트럼프를 위한) 정치적 심부름”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 바이든 부자 조사를 연결시켜 직접 지시했다는 확실한 물증은 없었다. 공화당은 증인들에 대한 반대 심문에서 이 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의회 증언을 거부하며 버틴 것도 청문회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은 배경이다.
탄핵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정치전문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24일 기준 ‘트럼프 탄핵’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은 찬성 45.6%, 반대 45.5%로 양분됐다. 공개청문회가 시작된 13일(찬성 47.5%, 반대 44.7%)과 비교하면 오히려 찬성이 줄고, 반대가 늘었다. 청문회 시작 후 트럼프 지지층이 더 결집한 것으로 풀이됐다.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도 없었다. 지난달 31일 하원의 공식 탄핵조사 찬반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197명 중 투표에 참석한 194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 분위기는 그대로 공개청문회로 이어져, 공화당 청문위원들은 청문회 내내 ‘트럼프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당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9월 24일 직권으로 탄핵조사를 개시했을 때만 해도 ‘탄핵역풍’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역풍은 없었다. 9월 24일 탄핵 찬성 여론이 39.3%, 탄핵 반대 여론이 51.4%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민주당도 ‘트럼프 공격’으로 나름의 재미를 봤다.
공개 청문회 과정에서 직업 관료들의 소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일 증인으로 나와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과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증언한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현재 NSC 유럽담당국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세 살 때 가족을 따라 옛 소련을 도망쳐 나온 이민자 출신으로, 트럼프 측으로부터 ‘러시아 스파이’라는 공격에 시달렸다. 그는 양복 대신 제복을 입고 나와 애국심에 따라 증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하원은 이르면 12월 중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선 탄핵소추안은 가결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 상원에서 탄핵심판(탄핵재판)이 열린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21일 출석한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선들랜드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한 것을 “(트럼프를 위한) 정치적 심부름”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 바이든 부자 조사를 연결시켜 직접 지시했다는 확실한 물증은 없었다. 공화당은 증인들에 대한 반대 심문에서 이 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의회 증언을 거부하며 버틴 것도 청문회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은 배경이다.
탄핵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정치전문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24일 기준 ‘트럼프 탄핵’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은 찬성 45.6%, 반대 45.5%로 양분됐다. 공개청문회가 시작된 13일(찬성 47.5%, 반대 44.7%)과 비교하면 오히려 찬성이 줄고, 반대가 늘었다. 청문회 시작 후 트럼프 지지층이 더 결집한 것으로 풀이됐다.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도 없었다. 지난달 31일 하원의 공식 탄핵조사 찬반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197명 중 투표에 참석한 194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 분위기는 그대로 공개청문회로 이어져, 공화당 청문위원들은 청문회 내내 ‘트럼프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당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9월 24일 직권으로 탄핵조사를 개시했을 때만 해도 ‘탄핵역풍’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역풍은 없었다. 9월 24일 탄핵 찬성 여론이 39.3%, 탄핵 반대 여론이 51.4%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민주당도 ‘트럼프 공격’으로 나름의 재미를 봤다.
공개 청문회 과정에서 직업 관료들의 소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일 증인으로 나와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과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증언한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현재 NSC 유럽담당국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세 살 때 가족을 따라 옛 소련을 도망쳐 나온 이민자 출신으로, 트럼프 측으로부터 ‘러시아 스파이’라는 공격에 시달렸다. 그는 양복 대신 제복을 입고 나와 애국심에 따라 증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하원은 이르면 12월 중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선 탄핵소추안은 가결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 상원에서 탄핵심판(탄핵재판)이 열린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