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대회규모…다승 확 줄어 지갑 얇아진 상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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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코리안투어 결산
유일하게 2승 거둔 김비오
'손가락 욕' 파문으로 퇴출
유일하게 2승 거둔 김비오
'손가락 욕' 파문으로 퇴출
박상현(36)은 2018시즌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를 주름잡았다. 17개 대회 중 3개 대회를 제패하며 유일한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코리안투어에서 한 시즌 3승을 신고한 건 2007년 강경남(36)·김경태(33) 이후 11년 만이다. 8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모아 상금왕까지 꿰찼다. 평균타수(69.13타), 평균버디율(22.40)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코리안투어 2019시즌은 그러나 박상현 같은 ‘대세’를 키워내지 못했다. 전반적인 대회 축소와 맞물려 다승 및 상금왕 규모도 쪼그라들었고, 평균타수도 4년 만에 70대 타수로 밀렸다. 한국 남자 프로 골프의 현주소가 투영된 ‘물 시즌’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엷어진 ‘멀티 챔프’군
올 시즌 KPGA코리안투어는 상반기 10개, 하반기 5개 등 총 15개 대회가 치러졌다. 상반기 10개 대회의 챔피언 얼굴이 모두 달랐다. 하반기 세 번째 대회인 대구경북오픈에서 시즌 첫 다승자(김비오·29·2승)가 탄생했지만 ‘손가락 욕설’ 사태로 빛이 바랬다. 우승 박탈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사태를 차치하더라도 ‘멀티 챔프’층이 엷어졌다. 2017시즌엔 김승혁(33)과 장이근(26)이 2승씩을 올렸다. 2016시즌에도 최진호(35)와 주흥철(38) 등 2명의 선수가 각 2승을 거뒀다. 2016시즌에 2017시즌보다 6개 적은 13개 대회가 열린 점을 감안하면 최진호와 주흥철의 우승은 ‘고농도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엔 3승을 올린 박상현이 코리안투어 한 시즌 역대 최다승(4승)에 근접하며 필드를 지배했다.
상금왕의 지갑도 얇아졌다. 대회 수가 당초 계획보다 2개 줄어든 데다 절대 지배자 없이 투어를 여러 ‘군웅’이 균점한 까닭이다. 올 시즌 상금왕 이수민은 4억600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2018시즌 상금왕 박상현은 7억9000만원, 2017시즌 김승혁은 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퀸’ 최혜진(20)은 12억원이 넘는 상금을 가져갔다.
선수층이 엷어진 틈을 외국 국적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갔다. 올 시즌 외국 국적 선수들은 코리안투어에서 4승을 올렸다. 개막전 프로미오픈 이태훈(29·캐나다), 코오롱한국오픈 재즈 와타난넌드(24·태국), KPGA선수권대회 이원준(34·호주), 신한동해오픈 제이비 크루거(33·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2011시즌 5승에 이어 외국 선수들의 역대 두 번째 최다 우승 기록이다.
2년 연속 ‘무관’의 대상 수상자 배출
시즌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문경준(37)에게 ‘올해의 선수’격인 대상이 돌아간 것도 ‘고만고만’해진 선수층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경준은 모든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커트 통과하고 ‘톱10’에도 일곱 차례 드는 등 꾸준함을 내세워 투어 데뷔 13년 만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형준(26)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우승 없이 대상을 차지한 선수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문경준은 최저타수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다만 평균타수 70.17타를 기록해 2015시즌 김기환(28·70.12타)에 이어 4년 만에 70대 평균타수 1위가 됐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경쟁에서도 ‘절대강자’는 없었다. 부산경남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이재경(20)이 2위 윤상필(21)을 1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시즌엔 함정우(25)가 505점을 모아 2위(400점)를 여유 있게 제쳤다.
한 원로 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체된 한국 남자 프로 골프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 한 해였다. 특단의 변화가 없는 한 내년 시즌도 기대할 게 없다”고 꼬집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코리안투어 2019시즌은 그러나 박상현 같은 ‘대세’를 키워내지 못했다. 전반적인 대회 축소와 맞물려 다승 및 상금왕 규모도 쪼그라들었고, 평균타수도 4년 만에 70대 타수로 밀렸다. 한국 남자 프로 골프의 현주소가 투영된 ‘물 시즌’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엷어진 ‘멀티 챔프’군
올 시즌 KPGA코리안투어는 상반기 10개, 하반기 5개 등 총 15개 대회가 치러졌다. 상반기 10개 대회의 챔피언 얼굴이 모두 달랐다. 하반기 세 번째 대회인 대구경북오픈에서 시즌 첫 다승자(김비오·29·2승)가 탄생했지만 ‘손가락 욕설’ 사태로 빛이 바랬다. 우승 박탈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사태를 차치하더라도 ‘멀티 챔프’층이 엷어졌다. 2017시즌엔 김승혁(33)과 장이근(26)이 2승씩을 올렸다. 2016시즌에도 최진호(35)와 주흥철(38) 등 2명의 선수가 각 2승을 거뒀다. 2016시즌에 2017시즌보다 6개 적은 13개 대회가 열린 점을 감안하면 최진호와 주흥철의 우승은 ‘고농도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엔 3승을 올린 박상현이 코리안투어 한 시즌 역대 최다승(4승)에 근접하며 필드를 지배했다.
상금왕의 지갑도 얇아졌다. 대회 수가 당초 계획보다 2개 줄어든 데다 절대 지배자 없이 투어를 여러 ‘군웅’이 균점한 까닭이다. 올 시즌 상금왕 이수민은 4억600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2018시즌 상금왕 박상현은 7억9000만원, 2017시즌 김승혁은 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퀸’ 최혜진(20)은 12억원이 넘는 상금을 가져갔다.
선수층이 엷어진 틈을 외국 국적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갔다. 올 시즌 외국 국적 선수들은 코리안투어에서 4승을 올렸다. 개막전 프로미오픈 이태훈(29·캐나다), 코오롱한국오픈 재즈 와타난넌드(24·태국), KPGA선수권대회 이원준(34·호주), 신한동해오픈 제이비 크루거(33·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2011시즌 5승에 이어 외국 선수들의 역대 두 번째 최다 우승 기록이다.
2년 연속 ‘무관’의 대상 수상자 배출
시즌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문경준(37)에게 ‘올해의 선수’격인 대상이 돌아간 것도 ‘고만고만’해진 선수층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경준은 모든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커트 통과하고 ‘톱10’에도 일곱 차례 드는 등 꾸준함을 내세워 투어 데뷔 13년 만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형준(26)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우승 없이 대상을 차지한 선수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문경준은 최저타수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다만 평균타수 70.17타를 기록해 2015시즌 김기환(28·70.12타)에 이어 4년 만에 70대 평균타수 1위가 됐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경쟁에서도 ‘절대강자’는 없었다. 부산경남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이재경(20)이 2위 윤상필(21)을 1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시즌엔 함정우(25)가 505점을 모아 2위(400점)를 여유 있게 제쳤다.
한 원로 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체된 한국 남자 프로 골프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 한 해였다. 특단의 변화가 없는 한 내년 시즌도 기대할 게 없다”고 꼬집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