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으로 치닫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협상에 나서면서 철도 파업이 조기에 풀릴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임금협상을 우선 타결하고, 인력 충원 등 다른 요구조건은 업무 복귀 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으로 선회하고 있어 극적으로 파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4일 코레일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3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파업 철회를 위한 본교섭을 했다. 20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먼저 노사 교섭을 요청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나선 뒤 교섭을 먼저 요구한 건 이례적이다. 노사는 24일에도 교섭을 이어갔다. 코레일 관계자는 “24일 오후 4시부터 실무 교섭을 재개했고, 이견이 조율되면 본교섭을 다시 할 것”이라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30여 차례 임금 교섭이 결렬됐다는 이유로 20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올해 5월부터 4조 2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4600명 확충, 임금 4% 인상, KTX-SRT 통합 등을 요구해왔다. 코레일은 1800명 증원, 임금 최대 1.8% 인상으로 맞섰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이 대학 수시면접 기간과 겹치고, 25일부터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국가적 행사가 예고돼 있어 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다음달 10일까지 임금협상이 끝내 무산되면 정부가 인정한 임금인상분 1.8%도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노조 내부에서는 우선 임금협상을 타결 짓고, 조건부 업무 복귀를 선언한 뒤 협상을 통해 요구조건을 관철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전체 열차는 평시 대비 75.7%만 운행했다. KTX는 68.2%, 1·3·4호선 등 수도권 전철은 82.3% 수준이다. 화물열차는 운행률이 43.2%에 그쳤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