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종부세·상한제 부담…내년부터 집값 하락 가능성"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사진)은 내년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집주인들이 높아진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체감한 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 상승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 위원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25일 만난 그는 “집집마다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간 상황에서 보유 부담을 체감한 이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면 집값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공시가격이 급등한 올 1분기 상황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종부세 부담을 덜기 위해선 과세기준일인 내년 6월 1일 전에 매각해야 한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워낙 높아 매도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이 위원은 “양도세 중과는 갑자기 생긴 변수가 아니라 지난해 4월 이후 고정된 상수”라며 “보유와 매각의 유불리를 따져본 매도인에겐 의사결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도 집값 하락을 부추길 요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등 노후주택이 미치는 영향이 큰 까닭이다. 이 위원은 “재개발·재건축의 기대이익이 줄면서 매매가격 하락 추세 또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전형적인 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회전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이 계속 올라서다. 이 위원은 “거래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오르면 고점 신호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2000년대 중후반 상승장 마지막에도 이 같은 양상을 보인 뒤 가격이 크게 빠졌다”고 분석했다.

내년 집값은 올해 과열됐던 상승폭만큼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위원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실거래가 상승폭은 30%가량”이라면서 “매물이 감소하며 올랐던 만큼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다음달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리는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이 같은 전망과 투자방법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한경닷컴 홈페이지(event.hankyung.com/seminar/jipconomy191204)에서 할 수 있다. (02)3277-9986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