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을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새로운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좋은 콘텐츠의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좋은 콘텐츠의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대로 된 콘텐츠와 만나야 기술 빛나”

방 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첫 세션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양질의 콘텐츠가 첨단기술의 쓸모를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지만 일반인이 기술을 체감하는 일은 드물다”며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콘텐츠를 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기술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아프리카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된 공연인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예로 들었다. 방 대표는 “1985년 당대 최고 아티스트들이 펼친 공연은 인공위성을 통해 세계 100여 개국의 19억 명 시청자에게 생중계됐다”며 “라이브 에이드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생중계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BTS가 첨단기술의 쓰임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 대화, 메시지를 자발적으로 번역하고 해석하고 공유하고 있다”며 “BTS의 성공이 유튜브 기술의 존재 가치와 파급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 선보일 새로운 기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낼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콘텐츠의 조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방 대표는 “모든 콘텐츠는 일종의 발언”이라며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동시대적인 울림을 지녔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내 얘기구나, 우리 시대와 우리 세대에 대한 얘기구나’라고 느낄 때 좋은 콘텐츠가 된다”며 “이는 하나의 특수가 보편으로 변화해 누군가의 영혼을 울리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투자 확대하는 넷플릭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이끄는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등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3년 동안 180개가 넘는 콘텐츠에 투자했다. 현지 프로듀서, 출연진, 제작진 8000여 명과 아시아 12개 도시에서 넷플릭스 드라마를 찍었다. 한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특수효과(VFX), 촬영, 대본 집필, 작품 유통 등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워크숍도 열고 있다. 그는 “각국 콘텐츠 전문가에게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했다”며 “창작가와의 유연한 파트너십을 맺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1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국내 영상 콘텐츠업체와 손잡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은 JTBC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주완/최한종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