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벡스코 사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은 스마트시티로 자리잡고 있고,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돼 새로운 산업 전환을 펼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기업과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국제전시회를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우선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 때 참가국들과 스마트 기술, 경험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시문제 해결과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지속가능한 도시건설을 위한 상호협력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세안 국가들의 국가관과 국내외 정보통신기업관 118개, 28개의 강연이 마련되고 100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석한다”며 “1만 명이 참관해 계약 250억원, 상담 1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벡스코는 드론쇼에도 역점을 두면서 내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110개사가 참가해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드론쇼코리아를 열었다. 항공뿐 아니라 부산의 특성에 맞게 수중 수상 무인선박도 선보였다. 로봇항공기 경진대회와 신비차 경연대회,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열어 젊은이들의 참신한 생각과 능력을 산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내년 대회는 한국무인기시스템협회와 함께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 예정”이라며 “올해보다 규모를 키워 120개사가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테크놀로지’의 중요 분야에 해당하는 무인기, 무인선박,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포함해 드론의 확장된 개념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벡스코는 연간 1200건의 국내외 전시·컨벤션 행사를 유치하며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부산이 세계 7위이자 아시아 4위의 ‘국제회의 개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벡스코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벡스코의 전시장 가동률은 58%였고, 2020년에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업계는 전시장 가동률 60%는 포화상태로 본다”며 “벡스코가 제2의 도약을 하려면 우선적으로 전시장을 키워야 하는 만큼 새로운 전시장을 빨리 건립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 사업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벡스코는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전시회 유치와 컨벤션 개발도 추진한다. 이 사장은 “벡스코 전체 전시장을 사용하는 대형 행사는 지스타와 모터쇼, 마린위크 세 종류가 있다”며 “이런 대형 행사를 3개 더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독일처럼 전시회 개최를 통해 산업을 일구고, 관련 비즈니스를 일으키고, 낙수효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벡스코의 또 다른 성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경영 혁신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지식·마이스 도시’ 실현과 문화이벤트 사업 강화를 전담하는 마이스사업실을 새로 설치했다. 또 경영혁신 담당관과 전시장확충 담당관도 신설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사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1987년 KOTRA에 입사해 바르샤바무역관장, 지식서비스사업단장, 북미지역본부장 겸 뉴욕무역관장, 전략마케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 대표이사 선임 경쟁에서는 9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 쟁쟁한 다른 KOTRA 출신 인사를 따돌리고 지난해 12월 18일 벡스코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취임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