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쏠쏠한 할인 혜택으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통신사 제휴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발급을 중단해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다음달 1일부터 '롯데카드 텔로 SKT'의 발급을 중단한다. 신규 발급 뿐 아니라 추가·교체·갱신 발급도 불가능하다.

통신사 제휴카드는 대표적인 '알짜카드'로 꼽힌다. 전월 카드사용 실적·통신요금 자동이체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통신비와 단말기 할부결제액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유지가 어려운 적자 상품이다. 가맹점 수수료가 꾸준히 인하되면서 과거 수수료 체계로 만들어진 통신사 제휴카드를 유지하는 비용이 커져서다.

이에 롯데카드의 텔로 SKT도 단종 수순을 밟게 됐다. 롯데카드 측은 텔로 SKT는 업계 최고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인기를 끌었지만, 어려워진 경영환경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통신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해당 카드를 출시했지만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더이상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4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 줄었다.

롯데카드 뿐 아니라 상당수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할인폭이 큰 통신사 제휴카드를 줄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월 11종의 통신사 제휴 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올해 기존에 있던 주요 통신사 제휴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할인 폭을 조정한 리뉴얼(개편) 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특히 기존의 'T 삼성카드 2 V2'는 SKT 장기할부를 이용해 삼성 갤럭시 핸드폰을 구입하면 전월 실적에 따라 24개월간 통신요금 할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를 대체한 'T 라이트 삼성카드'는 카드 연회비 인상 및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전월 실적 기준이 높아져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혜택이 줄었다.

현대카드는 통신요금 자동이체 시 36개월간 월 1만7000원·2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현대카드M 에디션2'를 발급 중단하고 24개월간 월 1만3000원·3만원을 할인해주는 '현대카드M 에디션3'로 개편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발급 중인 3종의 통신사 제휴카드를 연내 개편해 다시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상품 구성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업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통신사 제휴 카드는 고객 수요가 높아 외면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면서도 "업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카드 혜택을 줄이거나 발급을 중단하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