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 합동 현장점검 결과 발표…위법 소지 20여건 적발
입찰무효 사안 판단…유죄 판결 확정되면 2년간 정비사업 참가 제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해 과열 경쟁을 벌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관련법 위반 혐의가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최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은 불법 소지가 많아 무효라는 판단을 내리고 조합에 입찰을 다시 진행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점검 결과 다수의 법위반 사안을 확인하고 3개 건설사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현행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20여건이 적발됐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건설사들의 제안내용에 대한 위법성을 검토한 결과 20여건이 도정법 제132조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정부, 한남3구역 3개 건설사 수사의뢰…"입찰 다시해야"
특히 사업비와 이주비 등과 관련한 무이자 지원(금융이자 대납에 따른 이자 포함)은 재산상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이고, 분양가 보장이나 임대주택 제로 등 공약도 시공과 관련 없는 제안으로서 간접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약속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일부 건설사가 제시한 혁신설계도 불필요한 수주 과열을 초래했고 이는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현재 한남3구역의 시공사 선정과정은 '입찰무효'가 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 내리고 용산구와 조합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위법사항이 적발된 현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계속될 경우 해당 사업이 지연될 뿐 아니라 조합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찰을 무효로 하고 다시 입찰을 진행할지는 조합이 최종 판단하게 된다.

시공사의 불법이 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시공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조합도 처벌받는 양벌규정이 있는 만큼 조합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이 다시 진행됐을 때 이들 3개 건설사가 참여할지는 조합이 결정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발견된 만큼, 조합은 불법 소지를 해소하고 입찰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단, 기존 3개 건설사를 다시 참가시킬지는 조합의 재량"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찰에 참가한 3개사에 대해서는 2년간 정비사업에 대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등 후속 제재도 취할 예정이다.

이들 건설사가 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그 시점부터 입찰참가 제한 조처가 내려지게 된다.

검찰 수사와 법원 확정판결까지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장 이들 건설사의 입찰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한남 3구역 재개발 사업은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천395.5㎡가 대상이다.

분양 4천940가구, 임대 876가구 등 총 5천816가구를 짓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단지에서 벌어진 지나친 수주과열은 시장질서를 왜곡하고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기여 향상이라는 목적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정비사업상 불공정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한남3구역 3개 건설사 수사의뢰…"입찰 다시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