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는 "집회·시위는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
시민들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 좀 그만…공원 만들자"
서울의 일반 시민들은 현재 광화문광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집회와 시위가 너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서울시가 26일 광화문광장에 친 대형 에어 텐트에서 개최한 '광장문화포럼'에 참가한 일반인들은 광장이 휴식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삼청동 주민 윤갑중 씨는 "분수, 오케스트라, 노천카페, 꽃, 숲이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며 "데모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호소했다.

영등포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우리 동네에서는 여의도가 상징적이라 사람들이 여의도공원에 많이 가는데 평화롭고 데모도 없다"며 "광화문은 항상 이 사람 저 사람 데모를 하니까 삭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숲을 조성해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포구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저는 주말마다 차도를 막고 보행로로 이용하는 연세로를 자주 가는데 광화문광장은 주말에 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교했다.

문화공간 운영자라고 소개한 최영우 씨는 "시위나 확성기로 큰 목소리가 많이 들려 조금 불편할 때가 있다"며 "앉아서 휴식도 하고 여러 소리를 들으면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총장을 지낸 이정구 신부는 "정치적 공간도 좋지만, 이제는 이를 탈피해서 모든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소풍하러 오고 싶은 공간이었으면 한다"며 "소풍을 하려면 설렘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오면 짜증 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 자격으로 참가한 이들도 각기 제안을 내놨다.

시민단체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김상철 기획위원은 공원 조성 제안에 "대한민국의 광장이라고 할 광화문광장을 근린성을 바탕으로 하는 공원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며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를 광화문광장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가 조성 중인 청년 예술청의 양철모 예술감독은 "광화문광장 이름을 '광화문문화광장'으로 바꾸고 여기서 강강술래 같은 공동체 춤을 추거나 눈싸움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눈싸움은 올해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며 "공무원 대신 시민이 활동하는 '집회 컨설턴트'를 만들어서 평화로운 집회를 안내하는 아이디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광화문 광장 전면 재검토와 소통 강화'를 선언한 이후 다방면으로 사회 각계 의견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