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에도…소비자 선택권 줄어들지 말아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에 대해선 금융회사가 더 책임 의식을 지녀야 합니다. 다만 금융사가 페널티(징계)를 받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은 더 넓혀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사진)은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기자포럼에서 ‘제로금리 시대의 자산배분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대규모 원금 손실로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소비자 선택권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등이 터지자 고난도 사모펀드 및 신탁상품의 은행 판매 금지를 발표했다.

박 사장은 “금융회사가 좀 더 고객 중심적으로 금융상품의 평가 지표를 바꾸고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설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가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액티브보다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가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투자자가 저렴한 수수료로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ETF가 세계 투자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나오는 등 저금리가 ‘뉴노멀’이 된 만큼 시장에 대한 관점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기업 주가가 오르는 방식도 이제는 변했다”며 “기업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한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늘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도 고배당주와 자사주 매입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리츠에 대해선 “롯데리츠 등이 상장하면서 시중자금 2조~3조원이 몰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저금리 시대 리츠는 역시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중요한 상품이 됐다”고 했다.

박 사장은 “예금만으로 자산을 굴리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는 싼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분산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