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의 가능성은 병원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외국 의사들의 연수 요람으로 부상하고 있다. 매년 1000여 명의 의료진이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2017~2018년 2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받은 해외 의학자 수만 900여 명이다. ‘의료관광’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의료진의 뛰어난 수술 실력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38만 명에 육박했다.
병원의 해외 진출과 의료관광 등은 제약·의료기기 수출도 동반하는 만큼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의료서비스의 무한한 가능성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국내에서 ‘공공의료’라는 이름으로 병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고집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부하라 힘찬병원의 경우 상주하는 한국 의사는 2명에 불과하다. 한국에 있는 의사와 연결해 협진 등을 할 수 있는 화상진료 시스템이 마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해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형태의 병원 수출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이 의료관광은 물론이고 첨단의료 기술개발 경쟁에서 앞서려면 투자 유치도 중요하다. 더 늦기 전에 투자개방형 병원, 병원 기술지주회사 등에 길을 터줘야 한다. 선진국들은 의료서비스에서 인공지능(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데이터 규제를 빨리 풀어 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지금이 의료서비스를 글로벌 수출산업으로 키울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