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발' 美증시 뜨거운 랠리
S&P500지수가 이달에만 아홉 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합의 기대가 커지고 여러 건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을 달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90.85포인트(0.68%) 오른 28,066.4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75%, 나스닥지수는 1.32% 급등했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1월에만 각각 아홉 번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월가에선 미·중 무역협상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였다.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와브의 260억달러짜리 M&A도 이날 발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증시에 또 다른 신기록이 세워졌다. 즐겨라”라고 적었다.
美 증시 벌써 '산타 랠리'…트럼프 "즐겨라"

“지금부터 연말까지 산타클로스 랠리가 예상된다.”(미국 뉴욕의 투자자문사 인버네스카운슬의 팀 그리스키 최고투자전략가)

“강세장이 이어져 S&P500지수는 내년 초 5% 더 올라 3250 수준이 될 것이다.”(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

뉴욕증시가 낙관론으로 물들고 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25일까지 벌써 아홉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까지 포함해 3대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강세의 배경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①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 ②미 중앙은행(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③이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다.

미·중 양국의 무역합의 서명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26일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양국 협상대표가 열흘 만에 다시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16일에 이어 세 번째다. 1단계 합의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전날 중국 국무원은 지식재산권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발표했다. 지식재산권 보호는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인 만큼, 이는 협상 성사를 위한 중국 측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역협상 외에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도 또 다른 배경이다. Fed는 지난 7~10월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지난달부터 채권 매입을 재개했다. 또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레포(환매조건부채권) 매입도 9월 중순부터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Fed의 자산은 8월 말 3조7599억달러에서 이달 18일 4조302억달러로 석 달 새 무려 2703억달러 증가했다. 과거 세 차례 양적완화 때보다 훨씬 빠른 증가 속도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Fed의 정책 수정으로 우호적인 경제 전망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뉴욕증시의 상승세는 경기순환주, 특히 기술주가 이끌고 있다. 미·중 합의가 이뤄지면 세계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올 들어 다우지수는 20% 올랐으나 애플의 주가는 같은 기간 66%, MS 주가는 47% 올랐다. 25일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주가가 4.6% 급등하는 등 기술주가 1.43%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의 강세장은 제조업, 은행 등 경기민감주가 이끌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가 경기에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됐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