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간담회서 쓴소리…"공공기관 정규직화로 채용 줄까 우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도 관심…"청년에 더 많은 지원 필요"
이재갑 노동장관 만난 청년 "노인 일자리만 챙기나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 등 정부의 고용 정책에 관한 쓴소리를 들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국민대를 방문해 취업 준비생 등 약 50명과 간담회를 했다.

정부의 청년 고용 정책을 설명하고 청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인 고용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상위권이지만, 청년 고용률은 하위권으로 나오는데 정부가 청년보다는 노인 일자리만 챙기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달리, 노인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아직은 충분치 않은 측면이 있다"며 "노인이 빈곤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인 일자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일자리들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성격이 달라 겹치지 않으므로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는 충돌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다른 참석자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공공기관 채용이 감소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공공기관의 청년 일자리가 감소하지 않도록 청년고용의무제(정원의 일정 수준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며 "그 결과, 오히려 공공기관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은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저소득층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원해 생계 부담을 덜어주고 취업 준비에 전념하도록 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지금은 (졸업자와) 졸업 예정자까지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재학생까지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수급 경험이 있다는 다른 참석자는 "기준에 못 미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이 많다"며 "지원 수단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내년에 도입될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포함되면 좀 더 많은 청년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을 위한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장관은 "최근 청년 고용 지표가 좋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느끼는 고용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채용 방식이 기술직 중심으로 경력직을 수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청년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것도 청년들이 고용 상황을 좋지 않게 체감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는 산업 변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위해 신기술 직업훈련 과정을 확대하고 채용의 공정성 확립을 통해 실력만으로 취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