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국가 과시하고 관광개발 염두에 둔 듯"
북한이 최근 고려 혜종왕릉을 발굴하고 구석기 유적 연구에 착수하는 등 문화재 관리를 적극 추진해 눈길을 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7일 "조선노동당의 민족유산보호정책에 의하여 공화국에서는 지난 5년간 수많은 역사유적·유물들이 발굴·복원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개성시에서 고려 2대 혜종(912∼945년)의 무덤을 발굴, 고증했다.

올해 1월에는 황해북도 봉산군 천덕리에서 고구려 시대 벽화무덤을 발굴했다.

2017년 개성 만월대(滿月臺) 발굴조사에서는 금속활자 4점을 찾았으며, 그해 개성시 선적리에서는 고려 15대 숙종(1054∼1105년) 무덤이 발굴했다.

2016년 나선시 선봉지구 웅상동과 2015년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동 야산에서는 구석기 유적이 나왔다.

무형문화유산 부문에서는 '아리랑'과 '김치담그기'에 이어 남북 공동 등재 결정이 내려진 씨름까지 총 3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조선의 오늘은 "사회적 관습과 노동생활, 전통의술과 전통음식, 생활풍습을 보여주는 조선식 지붕양식, 비단 생산기술, 조선장기, 썰매타기, 꿀벌치기를 비롯한 80여개 대상이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소개했다.

또 "평양 4대 음식의 하나인 평양온반의 가공법과 전통적인 서도민요의 음악적 특성이 뚜렷한 '정방산성가', 개성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돌칸한증, 삼댐모래찜 등이 지방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북한은 지속해서 문화재 관리의 고삐를 죄고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등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민족유산보호사업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빛내는 애국사업이다' 제목의 담화를 발표, "우리나라 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에 대해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최근 몇 년간 내부적으로는 문화재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대외적으로는 그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있다"며 "문화재 관리가 가능할 만큼 '정상 국가'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며, 이를 관광 아이템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