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해외리츠(부동산투자신탁) 재간접펀드가 최근 한 달간 손실을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안정성이 강점인 글로벌 리츠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리츠 재간접펀드 수익률 '주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리츠 재간접펀드에 1220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일본리츠 재간접펀드로는 1901억원, 아태리츠 재간접펀드로는 239억원이 들어왔다. 이 기간 해외 대체투자 펀드로 들어온 금액(총 1조2435억원)의 29.8%가 해외리츠 재간접펀드로 몰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리츠 재간접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19.01%에 달한다. 일본리츠 재간접펀드와 아태리츠 재간접펀드 수익률은 각각 20.24%, 17.69%다. 전체 해외 대체투자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5.33%)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일본, 아태리츠 재간접 펀드의 최근 1개월 손익률은 각각 -2.31%, -0.50%, -1.11%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던 차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자 기존 투자자 일부도 빠져나갔다. 일본과 아태리츠 재간접펀드의 설정액이 각각 171억원, 31억원 줄었다.

올 들어 해외리츠 재간접펀드가 인기를 모은 데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리츠는 배당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이 클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글로벌 자금이 리츠에서 빠져나와 성장주 등 손실 위험이 더 큰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찬욱 한화자산운용 매니저는 “최근 금리가 반등하고 있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리츠의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부동산에 투자할 때 받은 대출 이자 등이 높아지면서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안정성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수그러들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리츠 재간접펀드에서 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차익보다는 배당수익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