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87만 명 늘었다는 통계청 발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제 비정규직 규모는 정부 통계보다 100만 명 이상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사회硏 856만 vs 통계청 748만…비정규직 집계, 100만명 차이 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27일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에서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규모는 85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821만 명)보다 35만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와는 108만 명 가까이 차이 난다. 통계청은 지난달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규모는 전년보다 86만7000명 늘어난 748만1000명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비정규직 급증과 관련해) 통계청은 조사방식 변경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로 포착됐다고 하지만 노동사회연구소는 이미 오래전부터 식당 종업원 같은 장기임시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집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발표 때 비정규직 급증과 관련해 “기존에 없었던 고용예상기간 관련 문항 때문에 최대 50만 명의 ‘숨은 비정규직’이 노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동사회연구소는 정부의 집계방식으로는 실제 비정규직 규모를 추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조사방식은 기간제, 시간제, 파견, 용역 등 비정규직이 아니면 모두 정규직으로 집계한다. 따라서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일했어도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장기임시근로는 비정규직임에도 정부 조사에선 정규직으로 잡힌다는 설명이다.

2년간 30% 가까이 최저임금을 올렸음에도 임금 불평등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볼 때 비정규직 임금(시간당)은 지난해 59.3에서 62.9로 상승했다. 하지만 하위 10%와 상위 10%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10분위 배율(월임금총액 기준)은 지난해 5.04배에서 5.39배로 확대됐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